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금품로비·대출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모뉴엘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무역보험공사 전 이사 이 아무개 씨(60)를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무역보험공사 무역진흥본부장을 맡은 이 씨는 퇴직 직후인 2011년 11월부터 지난 8월까지 무보 대출 지급보증 담당 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해주는 대가로 모뉴엘로부터 매달 수백만 원씩 모두 1억 5193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지난 2011년 7∼8월 모뉴엘 박홍석 대표(52·구속기소)를 만나 “밑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계속 담당업무를 맡고 있으니 도와주겠다. 매달 500만 원씩 달라”며 금품을 요구한 뒤 부인 명의 계좌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 씨는 지난 2011년 4∼5월 미국 PC유통업체에 대한 단기수출보험 한도를 5000만 달러(549억여 원)에서 6800만 달러(747억여 원)로 늘려주는 대가로 박홍석 대표에게 기프트카드 500만 원어치를 받은 혐의(뇌물수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7일 모뉴엘로부터 뇌물 3000만 원을 챙긴 혐의로 역삼세무서 오 아무개 과장(52)을 구속하고, 세무당국이 허위·가공매출 등 불법행위를 적발하고도 눈감아줬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모뉴엘로부터 금품을 받고 대출한도를 늘려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로 전직 무역보험공사 허 아무개 씨(53)와 수출입은행 서 아무개 부장(54)을 구속 기소했다. 또한 수출입은행 이 아무개 부장(54)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지난 201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뉴엘에 대출 및 보증한도를 늘려주는 등의 업무편의를 제공하고 각각 6000만~1억 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