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구제역소 살처분, 용인 등 경기도 방역망 4년 만에 다시 뚫려
경기도 용인시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데 이어 안성시 한우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사진은 용인시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방역중인 차량.<사진=용인시>
[일요신문] 4년 전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구제역’이 다시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돼지 농장 두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한데 이어 안성시 한우농가의 소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해 구제역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에서 구제역 양성은 4년 만에 나온 것으로 방역당국이 비상에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경기 안성시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축으로 신고 됐던 소가 구제역으로 확진 판정됐으며, 용인시 돼지 농가 2곳에서 접수한 구제역 의심 신고도 이날 확진 판정됐다고 6일 밝혔다.
방역당국은 용인시 농장 두 곳의 23마리 돼지는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고 살처분했으며, 구제역 발생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나섰다. 안성의 구제역 양성 소 역시 살처분했다.
현재 경기도내 구제역 발생 농장은 이천시와 용인시의 돼지농장, 안성시의 한우농가 등 4곳으로 늘어났다.
방역당국은 경기도내 축산 농가 70%가 밀집된 경기 남부에 구제역이 확산되면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으로 번질까 긴장하고 있다.
경기도와 용인시, 안성시는 현장 통제와 일제 소독, 백신 투여 등 긴급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소에서 구제역이 발생될 정도면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1년 구제역 파동 이후 올해 다시 발생한 구제역은 지난달 3일 충북 진천군에서 발병한 뒤 같은 달 29일 경기 이천시, 30일 경북 영천시로 퍼져나갔으며, 4년 전 대표적인 구제역 피해지역인 경기 안성시까지 확산되었다. 지금까지 살처분한 개체 수만도 2만여마리에 달한다.
방역당국은 안성 농가에서 기르는 소 47마리 가운데 면역이 잘 형성되지 않은 한 마리에서만 임상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지만 백신 접종을 허위로 신고하는 농가가 적지 않아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한편, 용인시 백암면에서 일부 철새가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반경 10Km 내 농가 80여곳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고 긴급 방역이 실시되는 등 양계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AI는 지난달 22일 경기 성남시 모란시장 토종닭에 이어 발생한 것으로 지금까지 총 52만여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했다.
이번 구제역과 AI의 발생 확산으로 정부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예방 백신접종 허위 신고 등 관리 감독 부실과 백신접종 미실시 농가에 대한 제도적 대책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