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포츠전문채널 ESPN 등 미 언론들은 23일(한국시각)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보스턴 모자를 쓰고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확정됐다”고 전했다. 마르티네스는 앞서 지난 7일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선정한 ‘2015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랜디 존슨, 크렉 비지오, 존 스몰츠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영광을 안았다.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선수는 자신이 선수생활 뛴 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함께 이름을 올린다.
마르티네스의 경우 1992년 MLB에 데뷔해 2009년 은퇴할 때까지 총 5개의 팀을 거쳤다. LA다저스(1992~1993), 몬트리올 엑스포스(1994~1997), 보스턴 레드삭스(1998~2004), 뉴욕 메츠(2005~2008), 필라델피아 필리스(2009)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하며 활약을 펼쳤다.
그중 마르티네스는 활동 기간이 가장 길었던 팀이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전성기를 보냈던 보스턴을 선택했다.
보스턴 시절 마르티네스는 1999년 23승(4패)을 거두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기록했으며, 2000년에는 평균자책점 1.74의 최고 기록을 썼다. 보스턴 마지막 시즌이었던 2004년에는 96년간 이어지던 보스턴의 ‘밤비노의 저주’를 깨는데 일조하며, 개인으로서도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마르티네스는 선수시절 통산 476경기(선발 409경기)에서 219승 100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선보여, 총 8번 올스타에 선정됐고 세 차례(1997, 1999, 2000)의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또한 이른바 ‘스테로이드 시대’의 괴물 같은 타자들에 맞서 경이로운 실력을 선보여 ‘외계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에 마르티네스는 명예의 전당 헌액 기념 기자회견 당시 “나는 절대 약물을 한 적이 없다”며 “지름길을 택하지 않고 부모님이 가르쳐준 방법만을 택했다. 나는 깨끗했다”고 자랑스럽게 밝힌 바 있다.
한편 마르티네스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존슨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모자를, 비지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스몰츠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결정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