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병현)는 삼성 ‘S그룹 노사 전략’ 문건 의혹과 관련해 노조설립 방해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으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으로부터 고소·고발당한 이건희 회장과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을 26일 무혐의 처분했다고 27일 밝혔다.
삼성그룹의 노조와해 방해 의혹은 지난 2013년 10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50쪽 분량의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 문건에는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되면 그룹 노사조직과 각 사 인사부서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와해시켜달라” “조기 와해가 안 될 경우 장기 전략을 통해 고사화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민변 등 시민단체와 삼성 노조는 “삼성그룹은 ‘무노조 경영’ 방침 아래 소속직원이 노조를 설립하는 경우 이를 조기에 와해시키고 친사노조를 내세워 단체교섭을 거부해 노조설립을 방해했다”며 이 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의 작성 주체와 출처를 확인할 수 없고, 계열사들이 문건에 따라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볼 근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계열사인 삼성에버랜드는 노조의 유인물 배포를 방해하는 등의 부당행위가 확인됐다며 조 아무개 부사장과 이 아무개 상무 등 임직원 4명에게 각각 벌금 500만∼10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삼성에버랜드가 사규를 들어 징계처분한 일부 직원들이 실제로는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것으로 봤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