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때 특정 업체가 독식”
―국내에선 로비스트를 보는 시선이 따갑다.
“브로커라고 생각하지 않느냐. 과거 음지에서 정부 실세들과 결탁해 부정한 이득을 취하려 했던 로비스트들 때문이다. 미국에선 철저하게 권한을 보장받는 합법적인 직업이다.”
―주로 누구를 상대로 로비를 하나.
“군 관계자들이 최우선이다. 필요하면 정치권과도 접촉한다. 뭐 만나서 뇌물을 준다거나 이러는 게 아니다. 회사 측 입장을 충실히 설명하는 데 치중한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선 학연이나 혈연이 중시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무슨 뜻인지.
“로비라는 건 철저히 이익을 주고받는 행위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선 그런 것보다 개인적인 관계가 더 중시된다는 얘기다. 같은 고향, 같은 학교라는 건 한국 사회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부분이다.”
―법적으로 제한이 많아 활동하는데 힘들 것 같다.
“그렇긴 하다. 로비스트가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긴 힘들다. 그러다 보니 더 경쟁적으로 불법을 자행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다른 쪽에선 얼마를 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가 가만있으면 괜히 손해를 보게 되는 건 아닌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돈을 많이 번다는 얘기를 들었다. 수입이 어느 정도 되는지.
“예상보다 많이 버는 건 맞다. 입찰 규모, 로비스트 경력 등을 따져 수수료율이 정해진다. 통상 무기 거래액의 3~5% 수준이다. 무기가 웬만하면 1000억 원이 넘는다. 거기에 5%라고 생각해봐라. 그래서 1년에 한 건만 성사시켜도 능력 있는 로비스트로 불린다.”
―무기 도입을 많이 한 이명박 정부 때 수입이 괜찮았겠다.
“그렇지 않다. 특정 업체가 거의 독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도 말이 많았다. 그런 식으로 로비를 하면 안 된다. 언젠가는 문제가 될 것이고, 이는 또 로비스트들에 대한 인식을 더욱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