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구속’에 방점을 둔 검찰과, ‘불구속’ 기소하는 대신 여론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본 국정원이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출신 한 고위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보낸 직원이 대검을 찾아와 ‘불구속 기소’를 요구하는 등 수사에 개입했다”며 ”양측의 충돌이 있었으며, 이는 검찰 내부에서 상당 부분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혔다.
심지어 다른 관계자는 ”양측 간에 멱살잡이에 가까운 몸싸움도 벌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해 수사를 진행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반면 국정원은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 기소하는 대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받은 고급 시계 등을 언론에 흘려 여론을 환기하는데 무게를 뒀다. 양측의 의견 차에서 국정원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 하자, 검찰이 ”수사권 침해“라며 반발하는 과정에서 격한 충돌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이후 한 달 가까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및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임채진 전 검찰총장이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한데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올 수 있다.
한편 당시 노 전 대통령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최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내용의 일부를 과장해 언론에 흘렸다“며 ”이는 공작 수준에 가까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정원의 여론전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
최선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