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상제’ 액자 왜 걸려 있었나
[1] 신당동 가옥 복원공사 시작 전 촬영(2008년 촬영)된 사진 속 응접실은 12인이 앉을 수 있는 탁자가 중간에 놓여있다. 이는 육영재단 박근령 전 이사장이 응접실로 사용하기 위해 들여놓았던 탁자다.
[2] 복원 전 신당동 가옥 응접실에는 민족종교 증산도 주문 진법주 구절 중 하나인 ‘증산상제 하감지위’가 적힌 액자가 걸려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불교 신도로 알려진 박 전 대통령이 증산도 신도였을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은 박근령 전 이사장이 증산도 신도로부터 받은 선물을 걸어놓은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됐다.
[3] 액자의 오른쪽으로 위치한 원형의 천사그림은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비인 이방자 여사의 며느리 줄리아 멀록(1928년생으로 현재 생존해 있음. 한국명 이주아) 여사가 직접 만든 것이다. 마지막 황세손 이구와 결혼했지만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종친들에게 외면당하다 강제이혼당하고 이방자 여사와 낙선재에서 말년을 보낸 줄리아 멀록 여사는 손재주가 뛰어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근령 씨는 이에 대해 “손재주가 좋았던 멀록 여사가 만들어서 판매도 하고 바자회도 했는데 그때 우리가 구입했다”고 말했다.
[4] 복원 전 좌측 벽면에 걸려있는 액자는 5·16군사정변 당일 당시 박정희 소장이 장도영 육군참모총장에게 보낸 서한이다. ‘존경하는 참모총장각하’로 시작되는 통보서한에는 ‘각하의 충성스러운 육군은 금 16일 03시를 기하여 해·공군 및 해병대와 더불어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궐기하였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5] 현재 이 물품들은 1960년대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모두 철거된 상태다. 복원된 응접실에는 육영수 여사가 손님을 맞이할 때 사용했던 다리에 금빛 테가 둘러져 있는 검은 탁자가 놓여있다. 이 탁자와 주변의 의자는 보통 가정집에서 쓰는 것보다 높이가 높은데, 이것은 주로 외부손님을 맞이하던 의장 공관의 대기실에 놓여 있던 것을 옮겨와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6] 정면에 걸려있는 휘호는 ‘신이심정(神怡心靜)’이라는 글귀다. ‘정신이 온화해지면 마음 또한 고요해진다’는 뜻으로 1960년대 신당동 가옥에 걸려있던 액자다.
[7] 청와대 시절 티크목재로 수리했던 벽면도 1960년대의 벽면으로 복원했다.
[8] 응접실 한 켠에 놓여 있는 유리찬장도 다시 옮겨 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선발된 해설사들이 신당동 가옥의 물품을 설명하면서 개별적인 생각이나 각각의 해석을 하지 않도록 교육 중이다. 운영이나 물품과 관련된 부분은 유족과 협의하면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