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매각 또다시 무산 ‘인수대금 송금 지연’…“법원, 다시 공개입찰 방향 선회”

[일요신문]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팬택의 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전망이다. 팬택 인수를 추진했던 미국계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이 인수대금 송금을 3주 가까이 미루자, 법원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며 계약 체결을 포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원밸류에셋에 본계약 체결을 위해 지난 4일(한국시각)까지 계약금 명목으로 100억 원을 선입금하고, 오는 13일까지 잔금 900여억 원을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원밸류는 5만 달러 이상을 해외로 송금할 때는 미 연방국세청(IRS)에 신고해야 한다는 절차상 규정을 들어 계약금 100억 원도 이날 오전 현재까지 대금을 송금하지 않았다.

앞서 법원은 원밸류에셋이 미국 베리타스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2차 공개매각 없이 곧바로 수의계약을 추진했다. 급격한 자금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팬택의 자금 사정을 감안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법원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월 17일까지 원밸류로부터 인수대금 1000억 원 가량을 송금 받아 늦어도 지난 2월말 매각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원밸류에서 인수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매각이 또다시 무산된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과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팬택의 자금사정 악화를 고려해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하려던 계획을 접고, 조만간 2차 공개 입찰을 위한 공고를 낼 계획이다.

행정적 절차 등을 감안해도 매각 공고 시점은 오는 3월 중순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웅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