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함께 전동 휠체어 탄 장애인 생명 구해
19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9시 5분경 부산도시철도 2호선 지게골역 장산 방향 승강장, 전동 휠체어를 타고 전동차를 이용하려던 장애인 이모(남, 35세) 씨는 안전선을 넘어 선로 방향으로 조금씩 휠체어를 전진시키고 있었다.
고객서비스센터에서 CCTV를 감시하던 지게골역 이재모(남, 57세) 역장은 이를 수상하게 여기고 즉시 경고방송을 하고 종합관제소에 통보하는 한편, 순찰 중이던 이동진(남, 46세) 역무원에게 현장출동을 지시했다.
이동진 역무원은 장애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우선 휠체어 손잡이를 잡고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조금씩 휠체어를 뒤로 물리면서 투신을 포기해 가던 장애인은 열차 도착 예정 방송을 듣고 돌변해 갑자기 전동 휠체어를 선로 방향으로 전진시켰다.
순간, 이동진 역무원은 잡고 있던 전동 휠체어 손잡이를 움켜잡으면서 휠체어가 떨어지지 않도록 사력을 다했다.
이때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남성 시민 1명이 즉시 휠체어 반대편 손잡이를 잡고 밀려가지 않도록 힘을 보태면서 휠체어를 안전선 밖까지 밀어낼 수 있었다.
종합관제소의 주의운행 지시를 받고 서서히 진입하던 2305열차도 정상적으로 운행해 열차지연은 없었으며, 자살을 시도하려던 장애인은 출동한 경찰관의 도움을 받아 오후 9시 24분경 고객서비스센터에서 안정을 되찾았다.
이후 지속적인 설득으로 자살의도를 포기하고 10시경 자진 귀가했다.
공사는 자칫 인명피해는 물론, 장시간 운행 장애로 많은 고객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었던 투신 사고를 사전에 막는데 큰 공을 세운 직원들과 몸을 아끼지 않고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을 준 시민을 찾아 포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부산교통공사 박종흠 사장은 “잘못하면 같이 선로로 떨어질 수 있는 긴박한 순간에도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도움을 준 모든 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