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재안 강릉시의회
이재안 강릉시의회 의원
2018 평창동계올림픽지원특별위원회 위원장
강릉시의회 내무복지위원회 위원
이재안 시의원
[일요신문]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 미국 뉴욕하면 떠오르는 자유의 여신상, 그리고 영국 게이츠헤드라는 작은 도시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만든 북쪽의 천사는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도시는 오랫동안 형성된 사물과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공동체이고 그것을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시킨 것은 절호의 기회, 독특한 생각, 올바른 투자가 조화를 이룰 때 만들어지는 것이라 본다.
2018 동계올림픽은 강릉이라는 지명이 생긴 이래 역사적으로 가장 큰 행사로 기억될 것이다. 전 세계인이 함께하고 국가적인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올림픽이야 말로 강릉의 도시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또한 지난해 2018 동계올림픽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는데 이 법률은 2019년 3월까지 적용되는 한시적 법률이기에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사업은 올림픽 이전에 추진해야 다양한 지원 및 분위기 조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그 일련의 사업 중 하나가 2018 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 건립이다.
원주~강릉 복선전철 건설과 더불어 강릉도심지하화 사업에 따라 발생하는 폐철로는 한 세기동안 강릉시민의 삶의 애환과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폐철로를 용광로에 녹여 다시 철로를 만드는데 사용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폐철로를 활용해 2018 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 건립에 사용하자고 한다. 이 얼마나 독특하고 기발하며 창조적인 생각이 아니겠는가.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절호의 기회와 폐철로를 활용하여 상징조형물을 만들자고 하는 창조적인 생각이 만나는 지금 이 시점이 가장 최적화된 준비기간이라 생각한다.
사람이 하는 모든 일에는 결국‘돈’이라는 전제가 붙을 수밖에 없다. 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을 건립하는 일에도 얼마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 돈이 있어야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을 어떻게 만들지 어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되는지 타당성 검토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호사가들은 지레짐작으로 엄청난 재정이 투입되고 경제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등 사실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선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릉은 이미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건립한 임영대종이라는 긍지의 산물을 가지고 있다. 지금 추진하고 있는 2018 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도 마찬가지다. 누구도 하지 못한 가치 있는 일에 도전해 성공한 경험이 있고 나와 내 가족이 강릉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였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라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재정지원과 재능기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강릉의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올바른 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수아 아쉐는 <도시의 미래, 메타폴리스>라는 책에서 성장과 팽창이 목적인 메트로폴리스가 아니라 지속과 연계의 가치를 지향하는 메타폴리스가 새로운 시대 우리의 도시적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거대한 건축물, 눈을 현혹하는 공공미술이 아닌 강릉에 사는 사람들의 가치 있는 생각과 삶의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구현될 때 우리가 꿈꾸는 새로운 강릉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 질 수 있고 그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한 축으로 2018 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이 긍정적 시너지효과를 내주리라 생각한다.
결국 이 시점에 우리가 얼마나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주어진 2018동계올림픽 상징조형물 건립을 풀어나갈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랐다. 식탁에 올릴 맛있는 밥을 짓기 위해 이제 겨우 드넓은 논에 쟁기질을 시작했는데 잔치한다고 강제로 부르는 졸부처럼은 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창의적인 생각을 함께 나누며 강릉의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창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