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VS 연출가 누가 셀까

	▲ 김수현 작가

작가와 연출가의 사이가 심하게 틀어질 경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대개 작가가 바뀌는 게 보통이지만 근래 들어 스타 작가가 늘어나면서 간간이 역전 현상도 벌어진다. 이미 드라마 작가의 대모 김수현이 선례를 만든 바 있다.

수년 전 <작별>이란 드라마를 집필할 당시 그녀가 ‘담당 PD의 연출템포가 느려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제기하자 단 2회 방영 후 다른 PD로 전격 교체됐던 것.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바람은 불어도>에선 정반대의 ‘사건’이 벌어졌다. 작가와 연출가가 캐스팅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결국 작가가 집필을 포기한 것. 그 탓에 KBS는 주말극과 일일극 편성을 바꾸고 전작을 무려 2개월이나 연장 방영하는 등 애를 먹어야 했다.

최근 KBS <여름향기>를 놓고도 비슷한 갈등이 빚어졌다. 스타 작가 고은님과 역시 스타 PD 윤석호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자 작가가 펜을 놓는 것으로 일단락된 것. 고은님 작가가 <여름향기>를 포기하자 기다렸다는 듯 SBS에서 그녀를 데려가 <첫사랑>을 집필하게 하기도 했다.

최근 방송가에선 MBC <인어아가씨>의 후속작인 <백조의 호수>를 놓고 작가와 PD 사이에 알력이 생겼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PD가 대사를 빼고 신을 바꾸는 일이 빈번해지자 작가가 불만을 갖고 다소 격앙된 어투로 이의를 제기했다는 내용이다.

<백조의 호수>는 <인어아가씨>의 화려한 빛에 가려졌지만 잔잔한 재미를 주며 가족드라마로 점차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백조의 호수>를 맡은 PD와 작가 는 모두 녹록지 않은 경력의 소유자들. 연출을 맡은 오현창 PD는 <한지붕 세 가족>, <전원일기>, 베스트극장 <달수 시리즈>와 주말 연속극 <사랑과 성공> 등 인기 드라마를 만들었다.

김진숙 작가 역시 <한지붕 세 가족>, <전원일기>, 특집극 <찬품단자>, 미니시리즈 <예감>, <선희 진희>, 주말연속극 <사랑과 성공>, <사랑은 아무나 하나> 등을 집필한 베테랑.

두 사람은 원래 좋은 콤비 플레이를 보여왔다. 그런 만큼 아름답지 못한 선례를 따라가진 않을 것이란 것이 주변의 긍정적인 전망이다.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