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직업상 자신의 속내를 남에게 털어놓기가 힘든 연예인들 중에는 역술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이혼과 스캔들, 작품 선정 등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 닥칠 때나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역술가의 조언이 큰 힘이 되기도 하는 것. 한 연예관계자는 “연예인들이 무리를 지어 역술원을 단골로 드나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톱여배우 L은 남편과 불화를 겪을 당시 한 유명 역술원을 찾아 말못할 속내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의 불화설은 연예가에서도 그다지 알려진 사실이 아니었다. 남편 역시 유명 연예인이었기 때문에 이들 부부사이의 잡음은 곧바로 기사화될 수 있던 상황. 때문에 친구에게조차 말할 수 없었던 고민을 역술가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했던 것.
당시 L을 상담했던 역술가 Y씨는 “TV에서는 너무나 당당하고 화려해 보였는데 속에 많은 응어리가 있었다”며 “그런데 운세를 보니 남편과의 관계에 상관없이 번창할 기운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L은 이혼을 택했고, 타고난 운세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이후 더 높은 인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 역술인-유 진 | ||
역술원의 연예가 단골손님으로는 기획사 매니저들을 빼놓을 수 없다. 신인을 발굴할 때 새로운 이름을 짓기 위해 주로 찾는 것. 연예계 관계자에 따르면 연예인들 중 90%가 예명이나 가명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들 매니저들은 신인의 생년월일까지 들고 찾아와 ‘대박 터뜨릴’ 이름을 지어달라고 청한다. 때문에 역술가들 중 일부는 ‘연예인 작명’만을 주업으로 삼기도 한다고. 뿐만 아니라 일부 기획사에서는 사주팔자까지 투자의 판단 근거로 삼는다고 한다. 끼와 재능, 외모까지 겸비해서 발굴한 신인들일지라도 타고난 운세가 좋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는 경우까지 있다는 것.
여자 아나운서들 중 몇몇도 역술원을 자주 드나든다고 한다. 혼기에 접어든 이들의 주된 상담내용은 남자들의 사주에 대한 것. 개중에는 올 때마다 다른 남자의 생년월일을 들고 찾아오는 이도 있단다. 결혼한 아나운서 A씨는 “여자들이라면 누구나 신랑감 구하는 데 신경을 쓰지 않느냐”며 “절대적으로 믿지는 않지만 나도 결혼 전에 동료들과 몇 번 가본 적은 있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역술가들에 따르면 대다수 연예인들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분야는 관상과 이름이라고 한다. ‘얼굴이 명함’인 연예인들로서는 어쩌면 관상에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일. 그런 까닭에 성형 수술 전에 관상전문가를 찾아가 성형 부위나 정도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일도 잦다고 한다. 예컨대 같은 연예인으로서 ‘탤런트 C양이 코를 세운 뒤 팔자가 폈다’는 소문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 관상과 운명의 상관관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나 그 연관성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는 게 역술가들의 설명이다.
연예인들이 얼굴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이름. 연예계에 입문하면서 본명이 이미지와 맞지 않아 새 이름을 만드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진작명연구원 유진 원장은 “이름이 좋은 사람이 7년을 더 산다는 연구자료도 있다”면서 “이름이 (운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작명을 주로 하고 있지만 유진 원장은 이미 30년 넘게 역학을 공부해온 업계 전문가. 그에 따르면 <야인시대>로 인기를 얻은 안재모는 상당히 좋은 운세를 타고났다고 한다. 유 원장은 “안재모씨는 좋은 사주임이 첫눈에 들어왔다. 스스로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사주이며 자기 주관이 뚜렷해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는 성격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최진실도 이전에 대리인을 통해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유 원장이 본 최진실과 조성민의 궁합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두 분이 좋은 결론을 내렸으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사주팔자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