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은주, 최진실, 신은경, 하지원. 인물 아래 사진은 영화 속 장면들. | ||
그간 노출을 기피하는 여배우로 알려졌던 최진실, 김혜수가 영화를 통해 상당한 수위의 노출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성현아 등도 이 대열에 가세할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톱스타들에게 ‘노출’은 기피의 대상이다. 간혹 베드신을 찍는다 해도 노출이 거의 이루지지 않는 흉내내기 수준에 머물 경우가 많고 심지어 이영애처럼 키스신까지 회피하는 사례도 있을 정도.
하지만 절대로 벗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배우들의 과거를 들여다보면 숨겨둔 비밀을 만나게 된다. 신인 시절 뜨기 위해, 분위기 반전 등을 위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노출을 감행해야 했던 ‘아련한 추억’을 가진 이들이 의외로 많다.
최진실은 지난 2년여의 공백을 딛고 최근 다시 연예계 활동을 재개했다. 우선 드라마를 통해 컴백하지만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단적비연수> 이후 4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황수정의 ‘대타’로 영화 <메모리>에 출연하는 최진실은 과감한 노출을 감행할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최진실의 노출은 이미 영화를 통해 이뤄진 바 있다.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등의 영화에서 조금씩 노출 장면을 소화해온 최진실의 본격(?) 노출작은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다. 정선경의 파격적인 베드신과 비교되는 최진실의 ‘노출’ 장면은 딸과 장난치는 과정에서 속옷이 흘러내리는 장면. 채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분명 최진실의 맨가슴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영화가 개봉된 시기는 지난 95년. 최고의 인기 스타였던 최진실이 4년간 몰래 데이트를 즐겨온 변진섭과 헤어지며 시련을 겪던 때였다. 당시 변진섭과의 결별을 두고 몇몇 악의적인 소문까지 나돌며 인기 전선에 먹구름을 만났던 최진실은 이 영화의 ‘깜찍한 노출’을 통해 위기 상황을 벗어났다. 때문에 일각에선 영화 <메모리>를 통해 감행하는 이번 노출 역시 남편 조성민과의 불화로 빚어진 위기를 극복하고 연예계 컴백의 성공을 위한 또 한번의 카드가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국면 전환용으로 노출을 감행한 또 다른 사례로는 신은경을 꼽을 수 있다. 지난 96년 무면허 음주운전에 뺑소니까지 더해진 ‘대형사고’를 친 신은경은 연예계 생활에 일대 위기에 직면했다. 2년가량의 자숙기간은 ‘필수’였고 그 이후 컴백 역시 성공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신은경의 타개책은 노출 연기와 선행이라는 ‘이중작전’. 우선 세계적인 거장 임권택의 영화 <노는 계집 창>에 출연, 과감한 노출로 세인의 관심 돌리기에 나섰고, 시골 노인들의 따스한 이야기를 다룬 <좋은 세상 만들기> MC로 연예계 컴백에 성공했다.
여배우들이 가장 흔한 노출 사례로는 데뷔 시절 촬영한 노출신을 꼽을 수 있는데, 대개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이거나 해당 배우의 비중이 작아 이런 ‘과거’를 아는 이들이 드물다.
이제는 톱스타의 위치에 올라서 있는 이은주의 경우 데뷔작 <송어>와 <오! 수정>에서 연이어 과감한 노출 장면을 선보인 바 있다. 고3때 찍은 작품 <송어>는 노출 장면은 물론이고 산에서 노상 방뇨하는 파격적인 장면도 들어있다. 가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정보석과의 정사신이 담긴 <오! 수정>은 오늘의 이은주가 탄생하는 계기가 된 영화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노출은 기피하기로 유명한 하지원 역시 데뷔작에서는 이를 피하지 못했다. 영화 <진실게임>에서 하지원은 신체 특정 부위가 드러나는 직접적인 노출은 아니지만 교복 속으로 팬티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등 간접적인 노출과 함께 동성애 코드의 연기까지 펼쳤다. 결국 이 영화에서 국민배우 안성기를 주눅들게(?) 할 만큼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하지원은 일약 ‘충무로’의 주목을 받는 배우로 성장했다.
▲ 염정아(왼쪽) 이영애 | ||
당시 술 먹고 기절할 정도로 괴로웠다는 염정아는 이후 한동안 노출은 물론이고 영화 출연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게다가 문제의 장면은 ‘영화의 흐름과 어울리지 않는 노출’이라는 평가를 받아 노출의 ‘정당성’까지 잃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이 영화에서 염정아의 노출은 베드신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베드신 촬영장에서 갑작스레 염정아가 울음을 터뜨리며 촬영을 거부해 강간당하는 장면에서 가슴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를 대신했던 것. 결국 감독의 의도가 어긋나면서 이 장면은 영화의 홍보 때문에가미된 장면이 되어버렸다.
4년여 만에 <델 미 썸딩>으로 영화계로 컴백, <장화 홍련>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염정아는 4월 개봉 예정인 <범죄의 재구성>에서 또다시 노출은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염정아가 또다시 촬영을 거부해 ‘직접적인 묘사가 아닌 암시’ 수준에서 마무리됐다는 후문.
<대장금>에서 지진희와의 키스신을 거부해 구설수에 오른 이영애의 경우 여러 차례 노출 장면을 촬영했지만 그 수위는 지극히 낮다. 개중엔 영화 데뷔작이었던 <인샬라>에서의 노출이 가장 과감하다.
4분간 지속된 정사신에서 일부만 가리는 수준으로 가슴 윗부분을 드러낸 정도. 이후 이영애는 영화 <봄날은 간다>, 드라마 <불꽃> 등에서 키스신, 베드신을 소화했지만 지극히 ‘지킬 것은 지키는’ 수준이었다.
배우의 무조건적인 노출 기피는 전체적인 작품의 흐름을 깨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거꾸로 극 전개상 불필요한 노출은 작품성을 훼손하는 군더더기일 뿐이다.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함부로 벗지도 않고, 무조건 기피하지도 않는 적절한 프로의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