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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지나 작가는 인터넷상에서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 ||
그런데 송 작가를 사칭한 이 여성이 지난해 ‘김상중 결혼사기극’의 장본인 전아무개씨인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예상된다. 한사코 송 작가 사칭 사실을 부인하던 전씨는 뒤늦게 “죽는 날까지 반성하며 살겠다”며 후회의 말을 전했다. 과연 그간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송지나 작가가 누군가 자신을 사칭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것은 지난 2월께. 그와 절친한 한 방송관계자가 뉴질랜드에 머물고 있는 송 작가에게 이 같은 얘기를 전했다고 한다. 처음에 송 작가는 “인터넷상에서 누군가가 나인 것처럼 활동하고 다녔다는 얘기를 듣고 어이가 없었다.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주변에 하소연하기도 했다.
송지나 작가가 밝힌 사건의 내용은 이렇다. 송 작가의 팬임을 자처한 한 여성이 인터넷상에서 자신이 송지나인 것처럼 활동했고 이로 인해 ‘금전적’ 피해를 입은 팬들까지 생겨났다는 것.
송 작가 행세를 했다고 알려진 장본인은 바로 전아무개씨. 실제로 전씨는 송 작가의 홈페이지인 ‘드라마다’(dramada. kaist.ac.kr)에 여러 차례 글을 올린 바 있으며 스스로도 송 작가의 팬이라고 밝혔다. 확인 결과 이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10월 말까지 전씨가 직접 올린 글들이 여러 건 등록돼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전씨가 이 공식 홈페이지가 아닌 또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송지나 작가 행세를 하고 다녔다는 사실이다. 송 작가는 “전씨가 ‘XX시계’라는 아이디를 사용해 자신이 송지나라고 밝히면서,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작가 지망생들을 대상으로 강의와 조언을 했다고 들었다. 심지어 방명록에 나를 잘 아는 유명인 행세를 하는 글들도 올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한 전씨는 단지 송 작가를 사칭해 글을 올린 정도에서 그친 게 아니라 송 작가의 이름을 이용해 ‘금전적 사기행각’까지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씨는 송 작가의 팬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송 작가의 한 팬에게 빌린 돈은 무려 7천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씨는 지난 13일 기자와의 첫 통화에서 “전혀 그런 일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통화가 끝난 뒤 다시 전화를 걸어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 번 더 못 박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 통화에서 전씨는 송지나의 공식 홈페이지에 ‘전XX’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된 글에 대해서는 본인이 쓴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전씨는 “오래 전부터 송지나 작가의 팬인 것은 사실이다. 글들을 보면 순수한 팬의 입장에서 올린 것을 느낄 수 있지 않느냐”고 설명했다. 전씨가 지난해 2월16일부터 10월30일까지 모두 열아홉 차례에 걸쳐 올린 글들은 팬의 입장에서 쓴 감상문과 고백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전씨의 거짓말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송지나 작가가 결국 직접 나섰던 것. 송 작가는 전씨에 대한 내용을 전해듣고 지난 18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피해자를 수소문했다. 아울러 송 작가는 “혹시 전XX님이 이 글을 보게 되면 부디 유념해 달라”며 “오늘 이후로 이 같은 일이 또 벌어지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다행히도 인터넷을 통해 당시에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한 팬과도 연락이 닿았고, 결국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전씨도 곧바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죄하고 나섰다. 불과 며칠 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에 대해 극구 부인했던 전씨는 지난 18일 송지나 작가의 글이 등록된 뒤 곧바로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힘든 일이 많았다”며 “(송지나) 선생님 글을 퍼가고 잘 아는 척을 한 것도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또한 “송지나 선생님께 메일을 보낸 그분께서 7천8백만원을 융통해 주셨고 3천8백만원의 잔액이 남아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씨는 기자에게 “송지나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 달라”며 수차례 부탁했다.
그런데 공교로운 사실은 문제의 전아무개씨가 지난해 김상중이 겪은 결혼사기극의 상대여성과 동일인이라는 점.
당시 사건은 김상중이 ‘파라다이스그룹 전락원 회장의 딸’과 결혼한다는 기사가 한 스포츠신문에 보도되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그룹측은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고 결국 오보 파문과 사기결혼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이후 김상중은 언론의 접촉을 피하고 한동안 미국에서 머물다 돌아왔고, 상대여성이던 전아무개씨 역시 구체적 정황을 밝히지 않은 채 “조만간 기자회견을 열겠다”는 입장만을 밝혔었다.
주목되는 부분은 전씨가 김상중과의 결혼사기극 파문이 일어나기(11월5일) 바로 직전까지(10월 30일) 송지나 작가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는 점과 그 글 속에 김상중에 대해 ‘언급’한 부분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전씨가 송 작가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시점은 김상중과 한창 교제중인 때였다. 송 작가가 쓴 드라마 <로즈마리>를 보고 감동을 받고 있다고 밝힌 전씨는 이 글에서 “탤런트 김상중씨도 그 이미지로 괜찮은데… 생각해봐주시면 안되나요?”라며 극중에서 ‘정인을 끝까지 돌봐주는 닥터 역’에 김상중을 ‘추천’하기도 했다.
또한 전씨는 당시 김상중에게 밝혔던 것과 비슷한 자신의 ‘프로필’을 글 속에 자세히 남기기도 했다. 결혼 보도 당시 전씨는 자신이 66년생으로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거주한다고 주장했었다. 글 속에서도 전씨는 자신이 ‘37세의 아름다운 싱글’이라며 ‘내가 살고 있는 도곡동 타워팰리스로…’라고 써놓았다.
이에 대해 전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66년생은 아니다”고 처음 자신의 실제 나이에 대해 언급하며, “그러나 타워팰리스 4X층에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한 전씨는 그밖에 글로 쓴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며 “어머니가 일본인이고 (내가) 전직 발레리나였던 것도 맞다”고 주장했다.
과연 전씨의 ‘실체’는 무엇일까. 상황을 정리하자면, 전씨가 김상중과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던 당시에 송지나 작가를 사칭해 ‘사기행각’까지 벌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전씨는 “송 작가에게는 죄송할 뿐”이라면서도 “김상중씨 사건에 대해서는 나도 억울한 점도, 할 말도 많다”며 조만간 자신의 입장을 밝힐 뜻을 내비쳤다.
전씨는 왜 송지나 작가와 김상중을 상대로 연이은 ‘사기극’을 벌였던 걸까. “어머니를 잃고 죽지 못해 살았다”고 하소연하는 전씨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의문만이 남는다.
조성아 기자 zzang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