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만만치 않은 ‘신고식’을 두 번이나 치러낸 문근영. ‘처음’이란 누구에게나 설레고 벅찬 것 아닐까. 이 어린 숙녀에게도 요즘 자신이 이뤄낸 일들이 그렇다. 거기에다 한 가지 더, “이 정도쯤이야”라며 연기자라면 한번쯤 겪을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당찬 구석까지 가지고 있다.
<어린 신부>에서 ‘어린 신부’역을 맡아 실제 나이보다 한 살 어린 ‘고등학교 1학년생’을 연기한 문근영을 만나 ‘첫키스에 대한 추억’을 들어보았다.
문근영이 교복차림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23일 <어린신부>가 공식적으로는 처음 선을 보이던 기자시사회 날, 극중 캐릭터 때문에 교복을 입고 등장한 문근영은 한순간에 기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깜찍 발랄한 실제 여고생의 모습(문근영은 실제 고등학교 2학년이다)에 특히나 남성관객들은 “귀엽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 <어린 신부>에서 김래원과 문근영이 폐백을 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문근영은 이 영화에서 첫키스를 했다고 한다. | ||
가슴 속에는 짝사랑하는 학교선배를 담아두고, 피붙이같이 함께 자라온 남편과 살려니 소녀의 신세도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불륜(?)을 저지를 수도 없는 노릇. 그렇게 여고생 신혼댁은 남편도 애인도 거느리는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비록 살을 맞대고 사는 신혼생활은 아닐지언정, 함께 밥해 먹고 반찬거리를 사러 다니는 이들 부부도 서로에게 차츰 정이 들어간다.
영화 속에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을 치른 여고생 문근영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찍기 전에는 정말 설레고 빨리 결혼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찍고 나니 왠지 우울해져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에 대해 곁에 서 있던 문근영의 어머니 유선령씨는 “첫 결혼(?)도 아닌데요, 뭘”이라며 웃어넘긴다. 이는 <명성황후>에서 이미 올렸던 극중 ‘결혼식’을 말하는 것. 어머니 유씨의 말솜씨가 보통은 넘어 보인다.
▲ 위부터 <명성황후>, <어린 신부> | ||
유씨는 “근영이가 평소 첫키스는 멋진 남자랑 하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그렇게 된 거 같아 좋아해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그러나 한편으론 ‘키스’라고 하기엔 좀 밋밋한 장면이라며 ‘뽀뽀’ 정도로 봐달라는 주문을 덧붙인다.
김래원과의 첫키스 이후 문근영은 소감을 묻는 학교친구들의 등쌀에도 시달려야 했다고. 이미 이웃주민들도 문근영을 몰라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동네서도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이처럼 어엿한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문근영은 “어릴 때 연기가 하고 싶어 엄마한테 1년 동안 학원에 보내달라고 떼를 썼어요”라며 눈망울을 반짝였다.
문근영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영화사에서는 방학에 촬영을 몰아주는 배려를 하기도 했다. 이날도 아침 일찍 어머니와 함께 광주에서 ‘상경’했다는 문근영은 “곧바로 다시 버스 타고 내려가야 해요”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