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극과 반응 메커니즘
더구나 세상은 온갖 자극(Stimulus)들로 홍수를 이룬다. 자고 일어나면 사건 사고들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아침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고 집을 뛰쳐 나와서 겨우 올라 탄 지하철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지옥철이다. 출근하고 나면, 진상고객의 무리한 요구를 받는 것도 모자라 그 분들의 친절한 훈계까지 들어야 한다. 화상상사는 속칭 SSKK(시키면 시키는 대로)를 강요하며 그 분들의 고상한 강연까지 들어 주어야 한다.
단언컨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런 세상은 지속될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 상에 출현한지 20만년 동안 이런 현상은 거의 일상이었다. 아니, 한 뼘씩이나마 세상은 조금씩 좋아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자극(Stimulus)에 대한 반응(Response)을 제대로 학습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처럼 종을 치면 침을 흘릴 것인가, 종을 치든 말든(자극이 있든 없든), 내 밥은 내가 챙겨 먹을 것인가, 이것이 학습의 힘이다.
■ 욕구와 욕망
외부 자극만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는 게 아니다. 인간의 내면에 밥 숟가락 놓기 전까지 꿈틀거리는 욕심이 있다. 욕심은 인간이 살아 있다는 증거이므로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인간의 욕심은 욕구와 욕망으로 구분된다. 욕구는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사회학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매슬로우(Maslow)가 말한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대표적인 욕구이다. 욕구(Needs)는 말 그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안 되는 결핍의 상태다.
그런데, 문제는 욕망(Desire)이다. 라캉(Lacan)에 의하면,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쉽게 말해 남들이 가진 것을 가지고 싶기 때문에 그 욕망은 결코 채워지지 않는 탐욕이 된다. 그러므로, 욕망이 지나친 인간에게 ‘자아’란 없다. 결핍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자아의 문제다.
■ 사고의 오류
찬란한 인류의 문명은 인간의 ‘합리적 이성’에 의해 가능했다. 사물을 쪼개 보고 다시 합쳐 보고 ‘자기 생각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은 인간만이 지니고 있다. 이것이 성찰의 힘이다.
그런데, 인간의 사고에는 치명적 오류가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우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그것이다. 한 두 가지 사건이나 행동을 보고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우리 이제 끝이야’. 아니면, ‘나는 안 돼’. 선입견이나 고정관념도 거의 모든 사람이 지니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특정 회사 출신에 대해 ‘간사하다’, ‘믿을 수 없다’, ‘유능하다’라고 꼬리표를 붙이는 일이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나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는 존귀한 존재(개인)이다. 그래서, 영어로 Individual이다. 원효스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모두가 (부분적으로) 옳고, 모두가 (부분적으로) 그르다(皆是皆非).
사고의 치명적 오류는 인간의 감정을 촉발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사소한 일에 흥분하고, 쉽게 포기하며, 이유 없는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세상이 내가 계획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세상 잘못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 2015년의 현재 사람들의 사고 수준이 그 정도 일 뿐이다. 그러므로 남을 변화 시키려 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하라. 누가 아는가? 내가 변함으로써 내 주위의 가족, 친구, 직장에 작은 변화라도 일어 날런지.
라인홀드 니버(Niebur) 처럼 이렇게 기도하자.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있는 평온함과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와 이 둘을 분별할 줄 아는 지혜를 주소서.’
글_최경춘 한국능률협회(KMA) 상임교수
► 리더십교육/ 성과향상 코칭/ 감정코칭 등 다수 경영분야 강의
► 대구 성광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미국 University of Washington(MBA)/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수료)/ LG 인화원 기획팀장(부장)/ 팬택 아카데미 본부장(상무)/ 엑스퍼트컨설팅 본부장(상무)/ LG CAP,Work-out Facilitator/ Hay Group Leadership Facilitator/ KMA Assessment Center Assess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