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파리의 연인> 김정은,박신양,<풀하우스>비,송혜교 | ||
드라마 속 주인공 사이에는 미묘한 경쟁의식이 자리 잡고 있어, 때로 예기치 않은 마찰을 빚기도 하는 게 사실이다. 이 같은 경쟁의식은 배우들의 자존심 싸움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화면 밖에서만 엿볼 수 있는 배우들의 팽팽한 경쟁의식을 들여다보았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김정은이 발끈했다는 소식이 먼저 들려왔다. 애초 기획과는 달리 박신양의 극중 배역이 돋보이는 바람에 김정은의 역할이 미미하게 전락됐다는 것. 일부 김정은의 팬들 사이에선 ‘김정은이 들러리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려왔다.
여기에 이동건의 극중 캐릭터도 한몫 가세했다. 이동건은 드라마 전개상 악역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었다. 삼각구도의 한 축으로 등장해 주인공 중 한 명으로 설정된 그의 역할이 자칫 박신양과 김정은 사이에 끼어 감초 역할의 조연 정도로 보여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동건 또한 박신양에 비해 초라해지는 역할이 불만스러웠을 수 있다. 시청률 50%까지 넘나들고 있는 SBS <파리의 연인>의 세 주인공들을 둘러싼 불화설은 이러한 스토리로 흘러나왔다.
이 같은 소문에 대해 제작진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는 상황. 또한 세 주인공 모두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있다.
먼저 박신양과 김정은은 “그런 소문이 왜 흘러나왔는지 알 수 없다”며 서운해 했다. 김정은은 드라마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올려 이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동건 역시 이에 대해 “배우들끼리 친해질 기회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라며 항변하고 있다.
회당 1천만원이 넘는 개런티를 받고 드라마 출연을 결정한 박신양과 김정은은 이번 작품에 남다른 각오로 임했다. 두 사람 모두 배우로서 각자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자존심도 남다르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두 주인공의 개런티 책정 단계에서도 엇비슷한 수준으로 맞추어 주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박신양은 카메오로 출연한 <달마야 서울가자>로, 김정은은 김상경과 함께 출연한 <내 남자의 로맨스>를 통해 스크린에서도 동시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달마야 서울가자>에서 박신양이 등장한 장면은 불과 1분여밖에 되지 않지만, 그를 보기 위해 영화를 본다는 이들까지 있을 정도로 인기를 과시하고 있는 것.
▲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 출연진들. 사진 위는 성유리와 이제니, 아래는 김남진 성유리 차태현(왼쪽부터). | ||
한편 KBS <풀하우스> 촬영장에서는 외모로 인한 배우들 간의 경쟁의식을 엿볼 수 있다. 드라마의 원작인 원수연의 만화 <풀하우스>에서 송혜교가 맡고 있는 엘리 역은 170cm가 넘는 마르고 늘씬한 캐릭터다. 때문에 송혜교가 배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송혜교가 신경 쓰고 있는 점은 만화 속 인물 ‘엘리’가 아닌 상대역인 비와 조연인 한은정.
184cm를 자랑하는 비와 172cm의 한은정의 키가 송혜교(160cm) 입장에서는 적잖이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나란히 서 있는 장면에서 송혜교는 상대적으로 작은 키를 만회하기 위해 굽이 10cm가 훨씬 넘는 하이힐을 신고 있다. 담당 코디 역시 의상보다 구두 고르는 데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
한 스태프는 “송혜교가 키 때문에 굉장히 신경 쓰는 눈치인 것 같다”며 “슬리퍼를 신고 찍는 실내장면에서는 비와 한 앵글에 잡히지 않아 각도조절이 힘들다”고 전했다.
한은정 또한 의상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발랄한 캐릭터의 송혜교에 비해 다소 ‘풀 죽어’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의상을 통해 살리려는 의도다. 한은정은 ‘속옷 노출’ 논란을 불렀을 만큼 눈에 띄는 의상을 연이어 입고 등장하고 있다.
MBC <황태자의 첫사랑>에서도 주연과 조연 배우들 사이에 남모르는 경쟁의식이 있다.
“내가 아무리 키높이 구두를 신어도, (성)유리가 가슴에 ‘뽕’을 넣어도 안돼요.”
차태현이 볼멘소리로 이렇게 털어놨을 정도. 김남진(187cm)에 비해 작은 키(174cm)인 차태현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갖고 있어 촬영장에서는 가능한 김남진을 피해 다닐 정도라고. 그러나 성격 좋은 그는 신체상의 단점을 인정하고 스스로 공개석상에서 이렇듯 우스갯소리까지 한다.
한편 성유리는 진재영과 이제니 등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터라, 다소 볼륨 없어 보이는 옷매무새가 고민이다. 평소 친구사이인 송혜교의 볼륨 있는 몸매가 부럽다고 털어놨을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