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신문>이 단독 포착한 배용준.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드디어 한국 연예계에도 본격적인 파파라치가 등장했다. ‘욘사마’ 배용준에 목마른 일본 매스컴이 배용준의 최근 사진을 고가에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를 노린 파파라치들이 대거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 또한 일본 매스컴의 한국 특파원들 역시 파파라치로 변신, 배용준을 쫓기 시작했다.
일본 파파라치가 일본 매스컴의 의뢰를 받고 일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지만 그 대상이 한국 연예인이고 활동무대 역시 한국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한국 최초의 파파라치’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국 최초의 파파라치. 이들의 정확한 모습을 잡아내기 위해 <일요신문>에서는 특별취재팀을 구성, 직접 파파라치로 분해 배용준의 뒤를 쫓는 ‘파파라치 체험 취재’를 시도했다. 지금부터 생생한 파파라치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도록 한다.
파파라치로 성공하기 위한 첫 단계는 정확한 정보수집. 쫓는 대상의 소재파악을 제대로 확인하는 게 급선무다. 파파라치 체험 취재를 시작한 지난 9월1일. 확인 결과 배용준은 제주도에 있었다. 제주도에서 비밀리에 생일파티를 가진 뒤 그곳에서 일본 기업 CF를 촬영하고 있었던 것. 제주도 CF 촬영장까지 따라붙은 파파라치가 여럿이라는 정보를 접한 취재팀은 배용준이 서울로 돌아오는 순간부터 ‘파파라치 체험 취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
기회는 쉽게 다가왔다. 지난 9월3일 오후 2시경, 마침 제주도로 휴가를 떠난 본지 직원에게 배용준이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하려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이에 취재팀은 급히 김포공항으로 출발했다. 배용준의 도착 예정 시간은 3시20분.
사실 파파라치의 활약은 국내에서 낯설지만 유명 인사에 대한 매스컴의 잠복 취재는 이미 오랜 관행. 특히 <일요신문>은 결혼 이후 고현정의 모습, 병원에 입원중인 정치인 최형우씨의 모습, 청와대에서 나오는 김현철씨의 모습 등 여러 차례 사진 특종을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잠복 취재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셈.
곧바로 현장에서 준비가 시작됐다. 우선 공항귀빈실을 체크해야 한다. 김포공항 국내선은 도착 게이트가 한 군데로 공항귀빈실을 이용하지 않는다면 나올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다. 확인 결과 공항귀빈실을 이용하지는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제 나올 곳은 한 군데뿐, 사진 촬영에 가장 적합한 장소를 찾아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기다림에 돌입한다.
3시10분경이 되자 카메라를 든 40대 남성이 한 명 도착했다. 외국 매체 기자라고 소속을 밝힌 이 동양계 남성 역시 배용준의 사진을 찍기 위해 김포공항에 온 일종의 파파라치였다. 그리고 곧 도착 게이트 바로 앞 길가에 두 대의 고급 승용차가 세워진 뒤 배용준의 소속사 직원으로 보이는 검정 양복의 남성 둘이 공항 안으로 들어섰다. 도착 게이트 내에 카메라를 들고 대기중인 이들을 목격한 검정 양복의 남성들은 자못 놀라는 눈치. 곧 한 남성이 본지 임준선 사진기자의 옆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별다른 말을 걸지 않기에 임 기자가 먼저 “배용준 소속사에서 나오신 분이십니까?”라고 물었다. 이 남성은 “아닙니다”라고 말한 뒤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이에 행여 배용준이 도착한 상황에서 소속사 직원들이 사진기자의 뒤쪽에서 사진촬영을 방해할 것을 우려, 취재기자가 사진기자 바로 뒤에 서서 이를 방어할 태세를 갖추고 배용준이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예정보다 10분가량 연착된 비행기가 랜딩 후 10여 분의 시간이 흐른 3시50분. 드디어 배용준이 도착게이트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두 명의 소속사 직원을 대동한 채 나타난 배용준은 야구모자를 착용하고 선글라스까지 쓴 상태였다. 곧 플래시가 터지며 배용준의 모습이 <일요신문> 카메라에 담기기 시작했다. 일본의 파파라치들이 지난 몇 달간 매달려 온 배용준 사진 촬영을 <일요신문>이 최초로 성공한 것.
단 10여 초의 시간. 플래시가 터지자마자 배용준과 동행하던 소속사 직원이 달려오며 카메라 렌즈를 막아섰다. 같은 시간 반대편에 있던 파파라치 역시 촬영을 제지당한 상태. 하지만 <일요신문>에선 이미 사진 촬영에 성공한 뒤였다.
도착 게이트를 빠져나온 배용준은 준비된 차량에 탑승했고 이전 대합실에 나타난 검정 양복의 남성이 배용준의 차량 탑승을 돕고 있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차는 바로 출발하지 않고 오히려 창문을 활짝 열어 둔 채 배용준과 소속사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를 놓칠 새라 기자는 배용준에게 다가가 직접 인터뷰를 시도했다. 최근 자신의 주변을 밀착해 쫓고 있는 파파라치에 대한 그의 견해가 궁금다. 이에 대해 배용준은 “나의 평소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일본에서 많이들 오시는 것 같은데 내 침실까지 찍으려 드는 것은 아니니 별 문제는 없다”고 얘기하며 “몇몇 분이 내 사진을 촬영하러 공항까지 힘들게 오신 것 같아 창문을 열고 찍으시라고 기다리고 있는데 안 온다”며 여유를 부렸다.
다만 최근 문제가 된 배용준의 부모와 여자친구의 사진을 촬영한 일부 파파라치에 대해서는 불만을 드러냈다. “나는 괜찮지만 나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놀라는 것은 안타깝다”면서 “헬스장이나 미용실 주변에도 자주 나타나는데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얘기했다.
파파라치까지 기승을 부릴 만큼 폭발적인 일본 내의 인기에 대해 배용준은 “모두 고마울 뿐”이라면서 파파라치에 대한 대처법에 대해서는 “스스로 조심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는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기자가 배용준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자리를 뜨려고 하자 이를 놓친 파파라치들이 또 다시 그의 주변으로 다가가 한 컷의 사진을 건지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거센 한류열풍으로 파파라치 문화가 국내 연예계에도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제 점점 연예인의 사생활은 줄어들 전망이다. 이제 배용준뿐만 아니라 다른 연예인들 역시 마찬가지로 파파라치에 대한 경계를 서서히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