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가수’라는 새 타이틀을 안고 돌아온 권민중은 기자와 인사를 나누자마자 가수로 선 첫 번째 무대에 대한 강렬한 느낌들을 쏟아냈다. 너무나 솔직해서 오히려 기자가 기사를 가려 써야 할 정도로 쿨한 그녀는 알고 보니 기자와 동갑내기였다. 덕분에 인터뷰가 끝날 즈음엔, 연기자, 가수가 아닌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듯한 친구로 다가와 있었다. 만나기 전에도, 만난 후에도 시원한 이미지 그대로인 권민중을 담아본다.
“가수제의 숱하게 받았다”
올해 스물아홉의 권민중의 ‘가수 데뷔’를 놓고 일각에선 ‘너무 늦은 것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오래 전부터 가수의 꿈을 키워왔다. 그렇다고 언젠간 꼭 가수를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레 찾아온 기회를 붙잡은 것뿐.
“사실 그동안 앨범 내보자고 몇 번 제의는 받았어요. 그렇지만 어떤 일이든 적당한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제 성격상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지는 못하거든요. 당분간은 가수만 할 거예요. 제 바람은 연말까지 가수로 활동하고 뮤지컬을 한 편쯤 하고 싶어요. 그리고 2집을 낼 거예요.(웃음)”
‘신인가수’ 권민중이지만 무대에선 전혀 떨리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불과 3~4분 동안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권민중에게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 이미 대학시절 전공한 무용을 무대에서 공연한 바 있고, 2시간여 동안 뮤지컬 배우로 무대에 선 적도 있고 미스코리아로 당선된 후에는 혼자서 MC를 맡아보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워낙 좋아했어요. 특히 팝을 좋아했었는데 엄마 하이힐 신고 노래에 맞춰 탭댄스 춰보고 그랬었죠. 그랬던 시절이 지금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누드스타로 부르지 말라”
권민중은 가수로서 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 첫 번째 무대였던 한 음악프로그램의 PD는 그녀에게 자기가 연출하는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해달라는 제의까지 할 정도였다.
아직도 권민중을 ‘누드스타’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누드집을 냈던 과거에 어떠한 거리낌도 후회도 느끼지 않는 그녀기에, 이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누드집 찍은 것에 대해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어요. 실은 제 누드집 반응도 아주 좋았구요.(웃음) 그런데 ‘누드스타’란 말이 대체 무슨 뜻이죠? 누드를 찍어 스타가 됐다는 말인가요? 그런 말로 저를 대표해 지칭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아요.”
권민중은 얼마 전 가수로 데뷔한 성현아와는 둘도 없는 친구사이다. 똑같이 누드집을 낸 경험이 있고 배우로 활동하다가 가수로 데뷔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두 사람에겐 공통점도 꽤 많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누구보다 큰 의지가 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둘은요. 만나면 정말 재미있게 놀아요. 제가 현아 노래 안무를 다 외우거든요. 현아가 노래 부르면서 안무하면 나도 같이 따라하고 그래요. 하하. 언젠간 둘이 듀엣으로 선 무대를 보게 될 날도 있을 것 같은데요?(웃음)”
한동안은 가수로서만 활동할 계획이지만 권민중은 배우로서의 포부도 밝혔다. 연예계 데뷔 6년째를 맞는 그녀는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바로 <범죄의 재구성>에서 염정아가 연기했던 팜므파탈, 즉 요부의 역할이다.
“<범죄의 재구성>에서 염정아씨가 했던 연기,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염정아씨가 연기를 잘해서 분위기가 잘 산 거겠지만 섹시하면서도 뭔가 비밀스러운 이미지를 풍기는 그런 역이 참 매력있더라구요. 음… 그리고 사랑에 미쳐 누군가를 스토커처럼 쫓아다니는 역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제가 실제로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요.(웃음)”
“자유로운 영혼 꿈꾼다”
“아직까지 누군가를 미친 듯 사랑해본 적이 없느냐”는 기자의 이어진 질문에 권민중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부정’했다. 그녀의 이어진 설명.
“아니요, 누군가를 그렇게 사랑해본 적은 있지만 스토커처럼 집착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정말 사랑해서 남자에게 집착하는 여자분들도 꽤 많은 것 같아요.”
여배우들을 만나면 빼놓지 않고 하게 되는 질문이 바로 ‘결혼’에 관한 것이다. 뻔한 대답이 나오기 쉬운 질문이지만, 권민중에게선 뭔가 색다른 대답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전 꽤 자유분방한 스타일이에요. 제 남자친구가 저 없이도 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것도 괜찮구요. 저 역시 제 남자친구의 애인 아닌 여자친구와 어울릴 수 있구요. 그렇지만 이런 제 성격을 한국사회에선 쉽게 이해하지 못할 거 같아요.(웃음) 그래서 실은 저, 외국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요. 이런 얘기 처음 하는데… 실은 몇 년 쯤 활동하다 외국 가서 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권민중은 방송일 하다 외국으로 떠난 친한 선배의 얘기를 꺼내면서 ‘자유로운 영혼’을 위해 외국으로 떠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얘기 이해되세요? 전 정말 가슴 깊이 와 닿아요. 전 진심으로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고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