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에게 더 친숙한 상대는 어쩌면 연예인들보다 그들의 매니저일지도 모릅니다. 기자도 만나기 힘든 스타들이 있으니, 매니저들은 기자들에게 연예인들보다 더 가까운 경우가 많죠. 그런데 정작 연예인 당사자의 얼굴은 보지도 못한 채 매니저로 인해 그들이 맡고 있는 스타의 이미지가 좌지우지될 때가 많답니다. 바로 인터뷰 섭외를 할 때가 대표적 케이스죠.
톱 여배우 H가 한 드라마에서 맛깔난 연기를 선보이며 데뷔 이후 절정의 인기를 끌고 있던 때였습니다. 인터뷰 섭외차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못하겠다고 말했다면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이주일여 동안 여러 차례의 전화가 오갔는데, “스케줄이 바쁘니 며칠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만간 시간을 빼주겠지…’라는 심산으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3주째를 맞이한 어느 날 결국 “안 해요!”라는 말로 딱 잘라 거절하지 뭡니까!! 너무 기가 찼던 기자는(그러나 속으로는 다급했던 마음도 있었기에) “웬만하면 하시죠. 그동안 기다린 게 얼마인데…”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못하겠다면 그런 거지 꼭 해드려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라는 매니저의 마지막 멘트에 기자도 인내의 한계를 느끼고 말았죠. “말씀을 어떻게 그렇게 하시냐. 매니저가 그렇게 하면 배우가 욕먹습니다”라고 내질러 버렸습니다. 그 후 여배우 H가 TV에 나올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씁쓸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를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 남자 배우 P에 대해선 현장 스태프들이 이런 뒷말을 하더군요. “팬들이 와서 사진 좀 찍으면 좋은 말로 해도 될 것을 너무 심하게 욕을 해요. 매니저뿐 아니라 코디까지 같이 그래서 현장 분위기 진짜 살벌했죠.”
온라인 기사 ( 2024.12.13 1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