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카붐이 만든 우울한 세상
[일요신문] 전 세계적으로 셀피(selfie, 일명 셀카)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이로 인한 현대병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신체추형장애’가 그것이다. 신체추형장애란 실제로는 외모에 결점이 없거나 그리 크지 않은 사소한 것임에도, 자신의 외모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고 여기는 일종의 강박장애다. 이러한 사람들은 결함을 숨기려 들고, 남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 놀랄까봐 외출을 삼간다. 또 자신감 결여되어 우울증에 빠지기 쉬우며 극단적인 경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의료평론가 가메이 마사키 씨는 올해 신체추형장애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셀카와 SNS 등의 보급으로 자신의 외모를 남에게 보여주거나 보게 되는 기회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래는 젊은 층에 한정된 정신질환이었으나 최근 40대 이상도 SNS을 사용하게 되면서 발병하고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자신의 사진을 찍을 때 외모의 결점이 보이지 않도록 몇 시간이라도 사진을 찍으려한다거나 눈매가 조금 날카로울 뿐인데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외출을 못하는 사람은 신체추형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와 머리숱·뱃살 등이 고민인 30대 남성은 요주의. 이와 관련, 한 조사에 따르면 “신체추형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신체부위 1위는 머리숱이었고 2위는 코 모양, 3위는 피부, 4위는 눈”으로 나타났다.
가메이 씨는 “사실 신체추형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외모가 평균 이상인 경우가 많다”고 전하면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쉽게 신체추형장애에 빠질 수 있다.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 저작권자© 일요신문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일요신문i는 한국기자협회,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일요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