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진화 700만대 판매…자동차 산업의 ‘가장’
지난 1985년 11월 첫 선을 보인 ‘쏘나타’는 현재까지 그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 온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로 2015년 1분기, 만 30년을 조금 앞둔 시기까지 세계시장에서 총 738만여 대가 판매됐다. 쏘나타 738만 대를 일렬로 세우면 약 3만 5470㎞로, 만리장성(약 7000㎞)을 5번이나 오갈 수 있는 거리이며, 수직으로 쌓으면 해발 8848m의 에베레스트를 1250여 개 위로 포개 놓은 것과 같은 높이다(기준 차량 : 길이 4.8m, 높이 1.5m).
쏘나타는 ①1985년 출시 이후 ②1988년형 ③1993년 쏘나타Ⅱ와 1996년 쏘나타Ⅲ ④1998년 EF쏘나타 ⑤2004년 쏘나타(NF) ⑥2009년 쏘나타(YF) ⑦2014년 쏘나타(LF)에 이르기까지 7차례에 걸친 세대교체마다 매번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 혁신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를 새로 써 내려왔다.
# 1985년 1세대 ‘소나타’와 ‘쏘나타’
대한민국은 1980년대 이후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더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의 시대가 열리면서 자연스레 중형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다. 1983년 5월 ‘포니’에 이은 현대차 제2의 고유모델이자 최초의 자체 개발 중형차인 ‘스텔라(배기량 1400㏄·1600㏄)’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현대차는 1985년 11월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00㏄와 2000㏄ 2종의 SOHC 엔진을 탑재한 ‘소나타’를 출시했다.
소나타는 ‘VIP를 위한 고급 승용차’를 콘셉트로 내걸어 △자동 정속주행장치 △파워핸들 △파워브레이크 △자동조절 시트 △전동식 백미러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첨단사양들을 적용했으며, 당시 인기배우 신성일이 첫 번째로 계약해서 화제를 낳았다. 출시 이듬해인 1986년에는 발음과 어감 등을 고려해 ‘쏘나타’로 차명을 바꿨다.
# 첫 중형차 수출, 1988년 2세대
현대차는 철저하게 수출 전략형 중형차로 개발된 2세대 쏘나타를 1988년 6월 출시했다. 국내 최초의 자체 디자인 차량으로, 기존의 각진 디자인에서 벗어나 공기 역학을 중시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도입했으며, 당시 중형차의 상징과도 같던 후륜구동 대신 전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눈과 빙판길이 많은 한국의 기후에 최적화했다.
쏘나타는 1989년 국내 전체 차종 중 판매 3위를 기록, 향후 국내 ‘베스트셀링 카’의 출현을 예고했다. 특히 1988년 11월 16일에는 쏘나타 3277대가 미국행 배에 선적되며 중형차로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 수출되는 기록을 갖게 됐다. 이 날을 시작으로 지난 1분기까지 해외로 팔린 쏘나타는 국내생산 수출 물량만 150만 7465대, 해외 현지생산 판매 270만 7631대 등 총 421만 5096대에 이른다.
# 국산 중형 최초 DOHC, 1991년 ‘뉴 쏘나타’
1991년 2월 선보인 ‘뉴 쏘나타’는 2세대 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유려한 곡선미가 넘치는 혁신적인 디자인을 선보였으며, 이 시점부터 새로운 엠블럼을 적용해 향후 전세계를 누비는 현대차의 브랜드 로고를 각인시키는 출발점이 됐다. 또한 고급 대형차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DOHC(Double Over Head Camshaft) 엔진을 국산 중형차 최초로 장착하는 등 쏘나타의 역사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다.
# ‘국민차’ 등극, 1993년 3세대 ‘쏘나타Ⅱ·Ⅲ’
지난 30년간 7세대에 걸친 쏘나타는 국내 시장에서 총 317만 4512대를 판매해 지난해 세계 누적 판매 1000만 대를 달성한 ‘아반떼’보다도 더 많이 팔린 진정한 ‘국민차’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차=쏘나타’의 공식을 연 모델은 1993년 5월 출시된 3세대 쏘나타Ⅱ·Ⅲ로, △1994년 18만 3398대 △1995년 19만 4791대 △1996년 19만 5735대 등 국내 시장에서 연간 20만 대에 육박하는 기염을 하며 1996년 2월 페이스 리프트 모델 ‘쏘나타Ⅲ’를 출시했다. 쏘나타Ⅱ·Ⅲ는 2000년 판매가 종료되기까지 8년간 국내외 시장에서 총 107만 1696대가 판매돼 세대별 모델 기준으로는 첫 100만 대 시대를 열기도 했다.
# 기술 독립 선언, 1998년 4세대 ‘EF쏘나타’
현대차 기술 독립의 역사는 1998년 3월 출시된 ‘EF쏘나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EF쏘나타는 독자기술로 개발한 175마력의 2500㏄ 델타 엔진과 인공지능 하이벡(HIVEC, Hyundai Intelligent Vehicle Electronic Control) 4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한국 중형차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알렸다. EF쏘나타는 중국 시장에도 진출해 현대차 글로벌 공략의 선봉에서 그 역할을 다하며 쏘나타 최초로 연간 수출 5만 대(1999년)와 10만 대(2002년)를 차례로 돌파했다. 2001년 1월에는 EF쏘나타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뉴 EF쏘나타’를 출시했으며 2004년 미국 ‘JD파워’가 선정하는 신차품질조사(IQS)에서 당당히 중형차부문 1위를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 독자 개발 엔진, 2004년 5세대 ‘쏘나타(NF)’
2004년 9월 출시된 NF쏘나타는 현대차가 ‘세계 일류 자동차 메이커로의 도약’을 목표로 만든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다. 특히 현대차는 46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순수 독자 기술로 개발한 2.0·2.4 세타 엔진을 NF쏘나타에 탑재했다. 현대차의 엔진 개발 역량이 총 집약된 세타 엔진은 초기 현대차에 엔진을 공급했던 미쓰비시를 비롯해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의 크라이슬러에 역수출될 만큼 세계적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 2009년 6세대 ‘쏘나타(YF)’, 하이브리드까지 정복
2009년 9월 출시된 6세대 ‘YF쏘나타’는 현대차의 디자인 정체성인 ‘플루이딕 스컬프처’를 처음으로 적용해 이전 모델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세계 시장에 쏘나타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각인시킨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YF쏘나타는 2011년 5월 국내 최초의 중형 하이브리드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며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 7세대에서 ‘완전체’로 거듭나다
지난해 3월 출시된 7세대 쏘나타(LF)는 차량의 ‘기본기 혁신’을 통해 본질적인 성능에서부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목표하에 개발됐다. 출시 당시 기존 6세대 모델의 강렬한 디자인에 비해 차분하게 다듬어져 오히려 의외라는 평을 얻으며 초기 반응은 더딘 편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경쟁력을 잃지 않는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 2월에는 신형 세타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한 터보 모델을 출시했다. 올 상반기에도 연료 효율성을 강조한 1.7 디젤 모델과 1.6 터보 GDi 모델, 하반기에는 차세대 친환경차인 PHEV 모델도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