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오래해야 진짜 ‘독도 사랑’
▲ <마파도> 특별시사회 현장. | ||
그런데 독도 문제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독도 파문을 통한 이벤트가 급증하면서 알게 모르게 얻게 되는 마케팅 효과가 만만치 않기 때문. ‘독도 파문’과 ‘마케팅’,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가 모여 묘한 조화를 이뤄내기 시작했다.
충무로가 손꼽는 독도 파문의 최고의 수혜자는 단연 영화 <잠복근무>다. 이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일본 범죄조직 소탕 작전명이 바로 ‘독도는 우리땅’. 그렇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 김선아의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해 초반부에 등장시킨 작은 설정이 개봉 시점에 불거진 독도 파문으로 인해 최고의 홍보 이벤트가 됐을 뿐이다. 이에 홍보를 맡은 아이필름 마케팅실은 ‘<잠복근무> 김선아 작전명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제목의 보도 자료까지 준비해 홍보에 열을 올렸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마파도>는 지난 25일 용산 CGV에서 ‘독도 지키기 특별 상영회’를 가졌다. 독도 파문에 대한 여론 환기를 위해 열린 이날 특별 시사회는 수익금 전액을 독도수비대 기부로 더욱 빛을 발했다. 그리고 <마파도> 역시 최고의 마케팅 효과를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특별 시사회를 통해 <마파도>는 ‘제2의 개봉’ 효과를 얻게 된 것.
가장 본격적인 독도 마케팅 사례는 CF 업계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독도사랑 캠페인’ CF를 준비중인 테마 레스토랑 ‘카후나빌’측은 지난 17일 울릉군청에 입도 신청서를 제출하며 CF 모델로 공현주를 선정했다. 원시적인 분위기의 섬을 컨셉트로 한 ‘카후나빌’은 독도 파문을 활용한 마케팅에, 최근 CF업계의 떠오르는 별인 공현주 역시 지명도 상승에 커다란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인 연예인 온라인마켓인 ‘캐스트넷’은 독도사랑 행사를 마련해 네티즌들의 관심 끌기에 나섰다. ‘미래의 한류 스타와 네티즌이 함께 하는 독도사랑 행사’를 기획한 캐스트넷측은 “일본 한류 열풍의 주역인 국내 최고 스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캐스트넷측은 독도 현지에서 행사를 가질 계획이라 성사될 경우 독도 문제를 환기시키는 동시에 신인 연예인을 매스컴에 소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 배용준 | ||
그 이유는 영화의 일본 마케팅과 연관돼 있다. 이들의 출연작인 <외출>과 <달콤한 인생>은 모두 일본 수출이 확정된 상태. 국내 마케팅은 물론이고 일본 마케팅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에서 독도 관련 언급은 아무래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뭐니 뭐니 해도 독도파문을 가장 적극 활용하는 이들은 다름 아닌 기자들이다. 독도 파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급증하자 연예인의 독도 관련 사안은 빠지지 않고 기사화된다. 이 과정에서 기자들은 기사거리를 얻고 해당 연예인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게 된다.
생방송 도중 랩에 “독도는 우리땅”을 외친 하하, ‘파티야 인터내셔널 뮤직 페스티발’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펼쳐 보인 베이비복스, 드라마 출연료 1주일분을 독도수비대에 기탁한 한혜진 등이 대표적인 경우. 또한 조금이라도 일본과 연관된 연예인과의 인터뷰에서는 독도 파문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이런 과정에서 종종 주객이 전도되기도 한다. “독도를 한번 방문해야겠다”며 최민식이 독도 관련 강경 발언을 한 것은 사실 개봉을 앞둔 영화 <주먹이 운다> 관련 인터뷰에서였다. 그런데 정작 기사는 영화 관련 얘기가 빠진 독도 얘기로만 채워졌다.
최근 독도 파문에 대한 움직임은 연예계뿐만 아닌 정·재계 등 사회 전반에서 감지된다. 다만 너무 뜨거운 관심은 그만큼 빨리 잊혀질 수 있고 이를 활용하려는 이들로 인해 독도 운동이나 관련 이벤트를 벌이는 양측에 되레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