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메르스 확진자가 건너갔던 홍콩은 우리 정부에 ‘메르스 환자가 다녔던 한국 병원 이름을 대중에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명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보건당국의 고심이 깊어지는 중이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 확인 이후 발병 지역과 관련 병원에 대해 ‘일반인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지역과 병원을 밝혀질 경우 주민들 사이에서 공포와 걱정을 키울 수 있고, 해당 병원에 불필요한 ‘낙인’이 찍히면서 환자들이 내원을 꺼리는 등 또 다른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메르스 의심 환자 발생 시 당국에 신고해야 할 병원들이 경영상의 이유로 환자 입원·내원 사실을 숨겨 방역망에 구멍이 생긴다는 우려도 비공개의 이유로 거론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6월 2일 기준, 메르스 확진자 25명에 3차 감염자까지 나오는 등 확산에 속도가 붙고 있는 만큼, 발생 지역과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을 공개해 적극적으로 확산 방 및 감염 예방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SNS 등을 통해 출처가 불명확한 메르스 발병 지역과 병원 리스트가 대거 돌고 있는 만큼 투명한 정보 공개가 불안감 해소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이 우리 정부로부터 병원 명단을 받아 먼저 공표한다면, 앞서의 원칙은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은 “메르스 병원 왜 비공개냐”, “메르스 병원, 도대체 어딜까. 밖에 나가기 무섭다”, “공무원들아, 메르스 병원 리스트 나도 좀 알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임수 기자 im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