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7.12%(1112만 5927주)를 장내 매수해 보유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1주당 취득단가는 6만 3500원으로, 총 매입금액은 7065억 원에 이른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지분 취득 목적이 단순투자가 아닌 ‘경영 참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안은 삼성물산 가치를 상당히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조건 또한 공정하지 않다”며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측은 지분 보유 사실 공시와 입장 발표 외에 향후 계획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 경영참여를 공식화한 데다 헤지펀드의 성격을 감안할 때, 이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하는 등 적극적인 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번 합병에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 달리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이 19%대에 그친다. 반면 지난 3일 기준 외국인 지분은 32.11%에 달한다. 국민연금도 9.79%의 지분을 들고 있다.
지난 1977년 설립된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엘리엇어소시에이츠와 엘리엇인터내셔널 두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데, 현재 전체 운용자산은 260억 달러(약 29조 원)에 달한다.
한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지난 5월 26일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결의하고, 오는 7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1대 0.35로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