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왕사신기> 촬영 전부터 삐걱거리는 속사정

광개토왕 신화냐 배용준 신화냐

	▲ 광개토대왕 역의 배용준.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야심차게 준비중인 <태왕사신기>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배용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우려다. 먼저 송일국의 캐스팅에 대해서도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백제 아신왕 역으로 최종 물망에 오르고 있는 송일국은 그동안 거론됐던 조승우, 소지섭 외에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B와 P에 뒤이어 섭외된 인물이다. 그 또한 톱스타급으로 급부상해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무엇보다 <해신>에서의 ‘염장’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는 터라 또다시 사극을 택한다면 신선함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일국 본인 또한 적잖이 고민을 안고 있다. 현재 손예진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작업의 정석> 촬영을 시작한 그는 극중에서 바람둥이 ‘작업남’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송일국의 매니저 이동호 팀장은 “<작업의 정석> 캐릭터를 위해 머리를 짧게깎았다. 염장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인의 각오도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배용준이 연기할 광개토대왕과 아신왕, 여주인공 수지니는 각각 비슷한 비중으로 극을 이끌어갈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전반적으로 궤도를 수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백제의 아신왕 역은 애초 시놉시스상에 주인공 광개토대왕보다 더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져 있었다고 한다. 광개토대왕이 대륙적인 기질이 다분한 캐릭터인 반면, 아신왕은 지성과 함께 근사한 외모를 갖춘 것으로 묘사된 배역이었다.

하지만 극의 중심이 배용준으로 치우치고, 아신왕 역의 캐스팅에 난항을 겪자 제작진은 전체 줄거리에서 백제 부분을 대폭 들어내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아신왕의 비중 또한 상당히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여주인공 수지니를 중심으로 사랑과 전쟁에서 모두 팽팽한 경쟁관계로 그려질 예정이었으나 대본 수정으로 긴장감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만약 송일국이 막판에 부담을 느끼고 아신왕 역을 고사할 경우, 전체적인 진행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3월에서 오는 10월로 이미 첫 촬영이 미루어 졌음에도, 채 두달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인공의 캐스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대로 간다면 촬영을 또 미루게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고 덧붙였다.

	▲ 대작 <태왕사신기>가 배용준에 대한 지나친 의존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사진은 아신왕 역 물망에 오르고 있는 송일국.

애초부터 ‘배용준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붙여질 정도로 모든 관심이 배용준 한 사람에게만 쏠려 있다는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다. 배용준 캐스팅으로 인해 김종학 프로덕션측은 일본으로부터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받았으며, 국내 드라마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판권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으로부터 제작비를 투자받았다는 사실은 자칫 안 좋은 이미지로 비칠 수 있어 이에 대해 제작진 내부에선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또한 현재 김종학 감독은 무려 해외 90개국의 방송사와 드라마 판권계약을 유치했다고 한다. 이 판권료만 어림잡아도 수백억원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배용준측은 구체적인 개런티 규모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지만, 취재 도중 제작진의 한 관계자로부터 배용준의 개런티가 ‘회당 2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현재까지 드라마 출연료의 최고 수준이 회당 2천만원선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의 10배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현재 예정대로 24부작으로 진행된다면 개런티만 해도 무려 48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에 대한 확인을 위해 배용준의 매니저 양근환 이사와 전화통화를 나누었으나, 양 이사는 구체적인 언급을 꺼린 채 그저 웃음으로만 대답을 대신했다. “회당 출연료가 2억원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사실이냐”는 물음에 양 이사는 “개런티에 대해선 솔직하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다른 배우들의 출연료 이상을 받는 것만은 사실”이라고만 설명했다. 물론 기존 드라마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초대형 작품인 만큼, 배우의 개런티 또한 절대 비교를 하긴 힘든 부분이다.

현재 배용준은 영화 <외출> 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태왕사신기>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극중에 말을 타는 장면이 많이 있기 때문에 승마연습과 검술훈련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고 한다. 과연 언제쯤 광개토대왕으로 분한 배용준의 얼굴을 드라마에서 볼 수 있을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