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짚고 헤엄치기” 내부의 적 찍혀
대구의 한 초선 의원은 특히 “같은 우리에 사자를 두 마리 키울 순 없지 않느냐”며 유승민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이 동시대 대표가 될 수 없다는 논리도 폈다. 그는 “총선은 모르겠지만 대선에서는 영남 대 호남 구도가 선거의 큰 뼈대로 작용한다. 김 위원장이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이 아닌 대구로 온다는 것은 국회의원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영남 후보로 대선전에 나가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라며 “지역 정치권이 논의하겠지만 김 위원장에 대해 마뜩찮아 하는 게 지배적 분위기”라 전했다.
경북고 분열 문제도 지역사회에선 심각한 문제로 등장한다. 김부겸 후보와 김 위원장은 동문인데, 이미 이한구 대 김부겸이 맞붙었던 3년 전에도 동문의 분열로 파열음이 적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동창회가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19대 총선 이후 균열 봉합에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특히 이한구 의원이 올초 수성갑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 위원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의원에 대한 시선도 따갑다. 수성갑 지역민와 대구의 경북고 동문 사이에선 ‘경북고 2차대전’만큼은 막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시절 TK뿐 아니라 비수도권 지역 전체를 적으로 돌렸다. 노무현 정부에서부터 분 국가균형발전 바람을 두고 ‘대 수도론’으로 맞섰다. 나아가 서울·인천·경기의 규제완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대구경북에선 “지역은 굶어죽는다. 김문수는 다시는 고향(경북 영천)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분위기가 들끓었다.
만약 김 위원장이 공천을 받고 새누리당 후보로 나왔음에도 패했을 경우 후폭풍을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우려도 있다. 본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나는 것까진 좋은데, 지역 중진을 향할 공천 실패의 책임론, 김부겸의 대권 직행, 특히 제2의 자민련 바람까지 몰고 올 수 있는 텃밭의 반란이 실현될 경우 19대 대선을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구 정치권은 ‘김문수’라는 이름에 귀를 막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뿐 아니라 지역 전체가 김부겸 대항마 찾기에 혈안이 돼 있다. 성공한 기업인에서부터 40대 엘리트까지 각양각색의 천거를 리스트화한 뒤 적격자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거기에 김문수라는 이름은 없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