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테마주 날자 ‘황금별’ 번쩍
▲ 이효리(위), 하지원(왼쪽), 권상우(아래). 그래픽=장영석 기자 zzang@ilyo.co.kr | ||
일반인들은 여윳돈이 있어도 투자처를 찾지 못해 효율적인 재테크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독 상당수 연예인들이 놀랄 만한 ‘재테크 성공 신화’를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연 연예인을 따라하면 일반인들도 재테크 대박이 가능할까. 스타들의 재테크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주식과 부동산을 중심으로 이들의 성공신화를 ‘뒤집어’ 살펴봤다.
우선 최근 연예인 재테크와 관련해 최고의 관심사로 떠오른 주식의 경우부터 보자. 올 상반기 증권가의 최고 화두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우회상장’ 붐이다. 이미 코스닥에 등록된 회사와 인수·합병되는 과정을 통해 연예기획사가 코스닥에 우회상장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실제 이런 업체 10여 곳이 엄청난 상승률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올 상반기에 주식 재테크로 화제가 된 연예인의 상당수는 우회상장한 소속사로부터 보너스 개념의 주식을 배당받은 이들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권상우와 이동건. 이들의 소속사인 아이스타시네마는 보안컨설팅업체 여리인터내셔널(여리)에 인수되는 형식으로 실질적인 우회상장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권상우와 이동건에게 각각 10억원과 5억원의 주식을 배정한 것.
그렇다고 큰돈을 번 것은 아니다. 1월 초 5백90원으로 시작한 여리의 주가는 아이스타시네마 인수 사실을 공시한 시점에 6천6백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에 조금 빠져 9월 말 현재 4천원대 후반의 주가를 기록중이다. 권상우와 이동건이 주식을 배정받을 당시 취득가액은 4천5백90원으로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 이들의 경우 재테크를 위한 주식 소유가 아니라 소속사의 경영에 일정 부분 참여한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강타 역시 비슷한 경우. SM엔터테인먼트(SM)와의 계약 연장을 발표한 강타는 지난 8월18일 SM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2만주를 배정받았다. 계약금의 일부를 주식으로 받은 것인데 이를 통해 강타는 SM과 소속 가수 이상의 파트너십 관계를 형성하게 됐다. 취득가액은 1만4천5백원. 9월 말 현재 주가는 1만3천원대 후반으로 당시보다 다소 하락했다.
반면 이들과 달리 우회상장 이전에 해당 주식을 취득해 단단히 재미를 본 사례도 적지 않다. 실제 주식 ‘대박 신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회상장 사실이 공시되기 이전에 주식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공시 이전에 해당 정보를 얻기란 녹록치 않은 일이다.
한 매니저는 “요즘에는 매니저들이 모이면 ‘주식 얘기’에 정신이 없는데 이는 연예인도 마찬가지”라면서 “예전보다 연예인 관련 루머가 줄어든 이유가 이제는 그런 얘기를 할 틈이 없을 정도로 주식 얘기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했다.
연예인과 매니저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주식 얘기’는 대부분 어느 회사가 우회상장을 준비하고 있느냐 인데 ‘연예계 루머’의 정확성만큼이나 주식 관련 소문도 신빙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당사자나 그 주변 사람들이 우회상장이나 감자 등의 정보를 공시 이전에 파악해 주식을 사고 파는 경우 ‘내부자 거래’에 해당된다. 때문에 실제 우회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의 경우 철저히 정보를 차단하고 일을 진행하는 편이다.
그 대신 우회상장을 할 만한 가능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을 미리 취득하거나 우회상장 이후라도 성장 잠재력이 엿보이는 회사 주식을 구입해 대박을 터뜨린 연예인들도 상당수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배우 A양. 지난 6월 A양은 서울 압구정동 소재의 한 증권사 객장에 나타나 주식매입을 주문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A양이 주식을 매입한 업체는 팬텀이었다.
당시 팬텀은 ‘오를 만큼 오른 회사’로 알려져 있었다. 골프업체 팬텀이 연예기획사인 이가엔터테인먼트를 계열사로 편입했음을 공시해 우회상장한 시점은 지난 4월. 앞서 언급했듯이 우회상장을 발표하기 이전에 먼저 주식을 취득해야 대박이 가능한데 A양이 주식을 구입한 시점은 한참 뒤늦은 6월 말이었다. 이런 이유로 연예관계자들 사이에서는 A양의 ‘묻지마 주식 투자’가 ‘쪽박’ 날 것이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돌았다.
지난 1월 2백70원으로 시작된 팬텀의 주가는 그녀가 주식을 매입한 6월 말 이미 6천5백원을 넘긴 상태였다. 이후 1만원 가까이 올랐던 팬텀의 주가는 7월 들어 8천원까지 하락했다.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A양의 주식 재테크가 실패로 끝날 수도 있는 순간. 하지만 지난 8월25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팬텀의 주가는 9월 말에 현재 3만4천원까지 치솟았다. 이가엔터테인먼트가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사와 합병한다는 정보와 공시 때문이었다.
▲ 이동건(왼쪽)과 강타는 소속사의 주식 배당으로 재테크 이외에 경영참여도 가능하게 됐다. | ||
태원엔터테인먼트가 스펙트럼DVD를 인수해 우회상장할 당시 참여했던 하지원 역시 두 달 만에 상당한 시세 차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주변의 권유도 있긴 했지만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던 게 대박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주가 상승폭이 높은 게 사실이나 아직은 조정 단계로 단기 투자에는 리스크가 크다”면서 “다만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고객에게 가져다 줄 종목은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식 재테크의 경우 ‘우회상장’이라는 올 상반기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대박 행진이 해당 연예인까지 연결된 것이 대부분이다. 다시 말해 연예인의 가장 큰 장점인 인기나 유명세를 통한 재테크는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부동산의 경우는 어떨까. 최근 부동산 재테크로 가장 유명한 연예인은 하지원과 이효리다. 하지원의 경우 소속사인 예당엔터테인먼트 건물을 매매가보다 저렴한 26억원에 매입해 상당한 임대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좋은 건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한 게 성공비결인데 이는 일종의 소속사의 배려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볼 수 있다.
이효리의 경우 천안시 병천면 아우내 장터 일대 토지 6백20평과 60평짜리 건물 2동을 매입했다. 현재 평당 거래가는 4백만원 상당으로 이효리가 구입한 부동산은 30억원가량의 가치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효리는 “식당을 운영하는 고모에게 무상으로 임대해주기 위해서 부동산을 사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은 이 땅에 대해 “전체적으로 호재가 기대돼 투자가치가 있는 부동산이지만 시내에 위치한 부지라 급등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얘기한다. 장기적인 투자 가치는 있지만 특정 정보를 통해 투기성 부동산을 구매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
결과적으로 하지원이나 이효리의 부동산 재테크는 본인의 유명세나 인기 덕을 본 것이 아니라 본인이나 주변 사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이름 난 연예인’이라는 타이틀 덕을 톡톡이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 소리 소문 없이 부동산으로 재테크에 성공한 연예인들도 상당수다. 물론 부동산 투자에서 연예인이라 해서 먼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에는 인기와 호감도가 큰 몫을 한다. 연예계 최고의 땅부자로 알려진 중견배우 B씨나 최근 고급 주상복합건물 분양권이 당첨돼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방송인 C씨가 대표적인 사례.
중견배우 B씨는 서울 인근의 특정 지역 부동산을 싼 값에 매입했다가 가격 급상승으로 돈을 번 케이스. 그런데 그 사연이 흥미롭다. 촬영을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했던 B씨는 열성팬이라는 한 현지 노인으로부터 부동산 투자를 권유받게 됐다.
B씨 측근의 얘기에 따르면 당시에는 자신을 좋아하는 팬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돈을 건넸다고 한다. 며칠 뒤 노인은 그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며 땅문서를 가져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지역의 땅값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미 개발 계획을 알고 있던 열성팬이 그의 믿음을 대박으로 되돌려준 것이다.
방송인 C씨는 우연을 통해 대박이 난 경우. 최근 그는 투가자치가 높은 최고급 주상복합건물 분양권 추첨에 당첨됐다. 벌써 몇 억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는 상황. 그런데 이 과정 역시 이채롭다.
분양권 응모 당일 모델하우스를 찾은 C씨는 엄청난 인파에 깜짝 놀랐다. 하루 종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데 연예인으로서 쉽지 않은 일. 그런데 모델하우스에서 우연히 만난 고위 관계자가 아는 척을 해왔다. 알고 보니 C씨는 그 고위 관계자의 집안 행사에서 사회를 본 인연이 있었던 것. 그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던 C씨는 고위 관계자의 배려로 줄을 서지 않고 분양권 추천에 응모했고 이것이 당첨으로 연결된 것이다. 결국 두 연예인 모두 유명세와 인기가 재테크 대박으로까지 연결됐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