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지면 삼십육계 무조건 성격차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누군가 알아낼 때까지 이혼 사실을 함구하는 것이다. 이혼 사실을 언론이 포착해 기사화할 때까지 이혼 관련 언급을 일체 삼가는 것. 이런 이유로 이혼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는 사례가 많다.
백윤식은 영화배우로 변신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던 상황에서 이혼했지만 그 소식이 알려지기까지는 1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백윤식이 이혼 사실을 철저히 함구해온 가운데 1년 만에 여성지를 통해 이 사실이 보도됐기 때문.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연예인이 먼저 이혼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다. 어차피 감출 수 없다면 떳떳하게 공개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 최근 이혼한 이승환-채림 커플을 비롯해 이혜영-이상민 커플, 그리고 황신혜 등이 이혼 직후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발송해 이혼 사실을 발표했다. 한편 고현정과 한성주의 경우처럼 재벌가 인사와 결혼했다 이혼한 경우에는 기업 홍보실을 통해 이혼 소식이 공식 발표되기도 했다.
가장 안타까운 케이스는 별도의 사건·사고에 휘말려 이혼 소식이 알려지는 일이다. 공식적인 별거 상태로 수년 동안 지내오며 세인들의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 최진실-조성민은 결국 폭행 사건까지 맞물려 이혼에 합의했다. 폭행 사건으로 먼저 뉴스거리를 제공한 뒤 이혼에 이른 이경실, 남편의 계속된 폭행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한 김미화 등도 이에 속한다.
이혼 사실이 공개된 이후 대부분의 연예인은 한동안 잠적 아닌 잠적으로 언론과의 접촉을 회피한다. 이 부분에서 끈질긴 공방전이 벌어진다. 이혼 당사자인 연예인의 경우 지나친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럽기 마련이지만 언론 매체에서는 이혼 사유와 심경을 묻는 인터뷰를 시도하려 한다. 연예인의 이혼에 일반인의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 다정했던 이상민, 이혜영 커플. | ||
반드시 해외로 떠나지 않는다 할지라도 철저히 언론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최근 몇 년간 이혼한 연예인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은 이는 단연 고현정이었다. 고현정 자체가 최고의 톱스타인 데다 상대 역시 삼성가였기 때문. 당연히 언론 매체에서는 고현정 찾기에 혈안이 됐다. 고현정의 모습이 언론에 최초로 공개된 것은 반년을 훌쩍 넘긴 시점으로 여성지 <우먼센스>가 선배 연예인 윤여정의 집을 방문한 고현정의 모습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결국 제대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혼 후 1년가량의 시간이 흐른 뒤 컴백작으로 선정된 드라마 <봄날>의 제작 발표회에서였다.
위에서 언급한 경우처럼 극도로 언론을 피하는 경우는 극히 한정된 이들의 경우지만 다른 연예인들도 대부분 이혼 이후 언론을 부담스러워 하기는 매한가지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석 달 이내에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혼에 대한 심경을 토로한다. 그 시기는 대부분 이혼 뒤 첫 작품에 들어가는 시점. 새 작품 홍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인터뷰를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미스터리는 왜 그들이 이혼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특정 사건·사고에 연루돼 이혼 절차를 밟았다면 처음부터 이혼 사유가 공개돼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예인은 ‘성격 차이’라는 상투적인 답변을 할 뿐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이승환-채림 커플 역시 ‘성격 차이’가 이혼사유로 알려져 있지만 명확하지는 않다. 오보로 밝혀졌지만 중국 언론에서는 채림과 함께 한중 드라마 <칭딩아이칭하이>(情定愛情海)에 출연한 소유붕으로 인해 이혼했다고 보도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처럼 당사자들이 이혼 사유를 함구하는 사이 괜한 루머만 양산되고 있다. 이혜영-이상민의 경우도 마찬가지. 10년 넘게 열애하다 결혼한 이들의 갑작스런 이혼 소식에 갖가지 소문이 넘쳐났으나 이들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고현정의 이혼 역시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여타 연예인과 달리 고현정은 연예계 복귀 이후 지금까지 이혼과 관련된 일체의 언급을 삼가고 있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