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컴백 쇼 케이스를 가진 어느 여가수를 취재하러 갔다가 우연히 여가수와 소속사 대표의 대화 내용을 엿듣게 됐습니다. 쇼 케이스 현장에 엄청난 취재진이 몰려든 만큼 다양한 기사가 쏟아져 나오는 게 불 보듯 뻔한 상황. 바로 이런 기사와 관련된 얘기였습니다. “곧 네 기사가 엄청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소속사 대표가 “네가 기사를 하나하나 꼼꼼히 챙겨보는 것은 좋은 일이나 절대 댓글은 보면 안 된다”는 당부의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물론 농담조로 한 말이었지만 악성댓글(악플)로 소속 연예인이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는 절박한 심정이 담긴 말이기도 합니다.
요즘 연예계는 ‘연쇄 자살’에 대한 두려움으로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유니와 정다빈이 연이어 자살하면서 이러다 연예인의 연쇄 자살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앞으로 한 명만 더 자살하는 연예인이 나타나면 그 때부터는 아예 통제가 블가능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연예 기획사마다 소속 연예인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느 연예인은 평소 악플을 보고 상처를 자주 받아 얼마 전에 아예 집의 인터넷을 끊어 버렸다는 얘기도 있고 남들 눈에 띄지 않는 신경정신과 병원을 수소문하는 매니저도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연예 기획사의 세심한 배려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자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는 있겠지만 답답한 연예계에 염증을 느끼는 연예인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요?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온라인 기사 ( 2024.07.05 1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