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 극복 위해 개헌 필요”
김태년 의원. 송기평 기자 ilyo11@ilyo.co.kr
“지난 3월 18일 국회 정개특위가 구성된 이후 거의 매주 정개특위 활동을 해오고 있다. 공청회를 포함한 전체회의와 공직선거법소위, 정당법정치자금법소위 등을 계속적으로 개최, 산적한 정치개혁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 중 선거제도 개혁 등을 집중 논의 중이다. 투표편의제공(선거권연령 하향, 투표시간 연장), 사전투표의 보안성 및 편의성 강화,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정개특위에 활동하면서 성과와 아쉬운 점은.
“이번 정개특위는 헌법재판소의 국회의원선거구 인구편차 2대1 결정에 따라서 매우 큰 변동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해당사자인 국회의원들이 직접 선거구를 조정하지 않도록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지역구획정위원회를 독립시켜서 준입법권을 부여했다. 각계의 추천을 받아 9명의 획정위원을 선정했다. 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서 과거와 같이 공정성을 훼손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기처리 안건으로 고비용 구조인 재보궐선거 축소 및 전국선거와 통합, 재외투표 편의제공, 장애인을 위한 제도 개선, 당원 입탈당 절차 간소화, 기권표 축소방안 마련, 예비후보자의 전과 및 학력 기록 공개 의무화 등이 있다. 다만, 일부 정개특위 위원들이 정치개혁의 필요성보다 개인과 특정정당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논의하는 일이 벌어지거나 당장의 유불리로 논의 자체를 회피하거나 엉뚱한 이유를 들어 반대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아쉽다.”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과 정치의 정상화를 위한 헌법개정 등 새정치민주연합이 추진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여당 원내대표가 바뀌는 상황이야말로 개헌의 필요한 이유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행정을 책임지고 입법과 예산편성에 대한 권한은 국회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나, 우리나라의 대통령은 법률 입법권, 예산 편성권을 갖고 있으며 정부의 동의가 없으면 국회는 예산 증액을 할 수 조차 없다. 임기도 대통령은 5년, 국회의원과 지자체는 4년으로 불안정성을 지니고 있다.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갈등을 조율하는 것이라고 본다. 특히 국회는 상명하복 조직이 아니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지시와 복종이 있을 뿐이다. 국회는 다양한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각자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해 갈등을 조정하는 데 반해, 대통령이 소수의 측근이나 관료로부터 받은 보고를 중심으로 판단하다보니 민심과 괴리되고 있다고 본다.”
―경기도 연정의 숨은 공신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연합정치를 줄여서 연정이라고 한다. 과거에도 연정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정치사 안에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연합정치라는 것이 대부분 선거를 앞두고 비슷한 정치세력간에 이루어진 이합집산과 자리 나누기였고, 선거가 끝나면 다시 분열하고 다툼을 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이번 경기도 연정은 ‘선거에서 경쟁자끼리’, ‘선거가 끝난 후’에 ‘정책합의를 기초’해서 시작한 것 자체가 놀라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합의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역할배분이 구체적으로 이뤄졌고 무늬만 사회통합부지사가 아니라 실질적 권한을 갖고 보건복지, 여성, 환경 등의 분야에 대해 도정을 책임지는 체계까지 갖췄다. 여당과 야당, 도정부와 도의회가 협력하고 책임지는 정치라는 기본 골격을 갖추어 승자독식의 구조를 깨고 상생협력의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일념으로 추진한 것이다. 어떤 분들은 산을 넘지 말라고 했고 어떤 분들은 산을 넘고 싶어도 길이 없다고 했다. 산을 넘지 말라는 분에게는 산을 넘어야 희망이 있다고 했고, 길이 없다고 하는 분에게는 처음부터 길은 없고 만들어 가야한다고 했다. 물론 아직도 넘어야할 산과 만들어 갈 길이 많다. 상생과 협력을 위한 연정이 지속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없다는 것은 큰 숙제이다. 하지만 의지만 있다면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는 좋은 대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지금의 구조는 아직 실험적인 모델인 만큼 여야협치기구를 만들고 안정적인 상생협력의 틀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더 나아가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해 여야가 국회차원에서 공동으로 협력하고 노력하여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한다. 비록 쉽지 않은 일이지만 여기서 소기의 성과를 낸다면 경기연정은 단순히 경기도의 실험에 머물지 않고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정치의 목표인 국가대통합을 위해서도 성공하길 바란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