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잠깐만요] 신인가수 베이지

내안에 재즈의 피가 흐른대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해 9월 내한공연을 가진 세계적인 팝 그룹 ‘스위트박스’가 공연을 앞두고 음반조차 출시되지 않은 무명의 신인을 직접 지명해 오프닝 무대에 서도록 한 것. 바로 그 주인공인 신인가수 베이지(본명 황진선)가 최근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현재 단국대 생활음악과에 재학 중인 베이지는 이미 고교 시절부터 여러 라이브 재즈클럽에서 공연을 가지며 재즈보컬로 활동해온 실력파 뮤지션이다.

“한국 공연을 앞두고 지인의 소개로 제 데모테이프를 들은 스위트박스가 동양적인 섹시한 목소리를 가진 특별한 가수라며 제게 게스트로 출연해 줄 것을 부탁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어요. 클럽 무대에서 관객들과 접한 경험은 많지만 그렇게 많은 관객들 앞에서 노래한 것은 처음이라 무척 떨렸어요.”

베이지를 극찬한 것은 다만 스위트박스뿐이 아니다. 스위트박스의 소개로 알게 된 팝 오페라 가수 사샤 더커가 그를 극찬하며 유럽에서 가수 활동을 제의한 바 있고, 유명 재즈보컬리스트 웅산 역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가창력과 나이가 믿기지 않는 성숙한 목소리의 소유자”라고 그를 칭찬할 정도다. 웅산은 베이지의 학교 교수이기도 한데 베이지는 웅산을 ‘내 안에 재즈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알게 해준 분’이라고 얘기한다.

데뷔 음반 타이틀곡은 ‘그림자’다. 모두 열세곡이 수록된 에는 재즈 보컬리스트 출신답게 R&B, 스윙재즈 등 다양한 재즈곡부터 서정적인 발라드, 그리고 댄스음악까지 담겨져 있다. 재즈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베이지이지만 타이틀곡은 재즈가 아닌 서정적인 발라드 곡을 골랐다. 이에 대해 베이지는 “제가 잘하는 음악이면서 대중과의 거리도 좁은 발라드를 통해 제 이름을 알리고 싶어 ‘그림자’를 먼저 선보이게 됐어요”라고 설명한다.

한편 ‘그림자’의 뮤직비디오에는 요즘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황지현이 출연해 눈길을 끈다.

신민섭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