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도 촉감이 좋던데요”
▲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이번엔 해부학을 배우는 데 한창인 의대 본과 1학년 학생으로 변신한 ‘조선시대 의녀 출신 의대생’ 한지민을 대전광역시 소재의 영화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기자가 영화 <해부학 교실> 촬영 세트장를 찾은 날 그곳에선 의대생들이 실험실에 모여 한창 ‘카데바’(해부용 시체)를 해부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촬영용 카데바 한 구를 만드는 데 6000여만 원의 제작비가 들었다는 데 너무나 사실적이라 실제 시체와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냥 보고만 있기에도 섬뜩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한창 촬영 중인 한지민은 달랐다. 촬영 중간 중간 틈이 날 때마다 가만히 앉아 쉬는 게 아니라 촬영용 카데바의 발을 계속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 조금 멀리서 봐도 섬뜩한 카데바를 다정스럽게 만지작거리는 한지민의 모습이 다소 놀랍게 보였다.
“처음에는 그 역할을 맡은 배우하고 너무 똑같이 생겨 신기한 마음에 만져보게 됐어요. 특히 촉감이 어떨까 궁금했는데 만져보니 예상 외로 촉감이 좋아요.”
연예인, 게다가 인기까지 갖춘 스타라면 누구나 보통 사람과는 구별되는 특별함을 갖고 있기 마련이다. 한지민 역시 마찬가지다. 카데바가 무섭기 보단 오히려 촉감이 좋다는 한지민은 매우 소탈하고 총명한 배우로 유명한데 기자들 사이에선 ‘독특한 정신세계의 소유자’라고 불릴 정도다.
“한지민의 눈빛에 홀려 캐스팅하게 됐다”는 손태웅 감독은 “도대체 저 눈빛이 뭘까 하는 의문에 캐스팅을 했는데 연예인답지 않은 소탈함과 총명함이 한지민이라는 배우를 독특하면서도 돋보이게 만드는 것 같다”고 얘기한다.
온주완 오태경 등 동료 남자 배우들도 한지민처럼 카데바와 친숙하지 못하고 무서워하는 이들도 있다는 데 한지민은 벌써 촬영용 카데바와 절친한 친구라도 된 모양이다.
“주완이는 한 살 어리지만 촬영 현장에선 잔소리 많은 시어머니 같아요. 특히 스태프들에게 먼저 다가가 친해지는 방법을 많이 배웠어요. 주완이가 정이 많아 동료 배우는 물론이고 스태프까지 일일이 챙겨줘 현장에서 늘 인기 만점이에요.”
너무 온주완을 칭찬하는 모습이 조금은 걱정스럽다. 이미 엄태웅과 열애설에 휘말린 바 있는 한지민이 이번엔 연하남 온주완과 열애설을 재현할 지도 모르기 때문. 이에 대해 한지민은 “그건 주완이가 저한테만 잘 해줄 때의 얘기죠. 근데 걔는 누구에게나 다 잘해줘요”라며 웃는다.
<해부학 교실>이 지금껏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개념의 공포영화가 될 것이라는 한지민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촬영을 마무리 할 것이라는 약속을 남겼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