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 180만 원 더 내게 하려 했다”
성남시의회 강한구 의원에 따르면, 성남시 분양가심의위원회는 지난해 말 위례신도시 주상복합 건물에 대한 분양가를 심의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당시 강 의원은 위례신도시 내 C 블록 주상복합용지에 대한 분양가 심사에서 대형건설사인 D 사가 참여한 위례지구 주상복합 용지(3개 블록, 630세대 입주, 4만 884㎡)가 공공택지 주상복합 분양의 경우, 토지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으로 구분돼 있는데 D 사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분양가를 산정하면서 주거용지 금액과 상업용지 금액을 합산해 세대수로 나눠 분양가를 산정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LH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거지역에 대한 공급가액을 확정해 공고하고, 나머지 상업지역에 대해서는 입찰을 통해 낙찰 최고가액으로 선정한다. 실제로 당시 D 사는 이 같은 LH공급 공고를 무시하고, 주거지역 공급가액과 상업지역 공급가액을 합산해 입주 세대 평균으로 나눠 분양가를 계산하려 했다.
예를 들어 214세대가 입주할 예정인 C2-4블럭의 경우, LH가 공고한 공급 예정 가액은 총 544억 원인데, 이 가운데 주거지 부분은 472억 원으로 이 부분은 변동이 없는 ‘확정’부분으로 공고했다. 즉 공급 예정가 총액인 544억 원 가운데 주거지 부분으로 분류된 472억 원(86.7%)은 확정된 것이고, 나머지는 상업용지(13.2%)다.
이를 근거로 약 700억 원의 낙찰가액이 발생할 경우, 건설사가 애초 산정한 대로 주거비용과 상업용지 비용을 합산해 계산하면 주거부분에 대한 총 분양가는 607억 원이 된다.
반면, 확정된 주거비용만 따로 계산한다면 주거부분에 대한 총 분양가는 472억 원으로 건설사 계산의 주거비용 607억 원과는 135억 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를 개별 세입 세대수로 나누면 한 세대 당 평당 180만 원을 덜 내도 되는 효과다.
강 의원은 “건설업체가 분양가심의원회와 입주자들의 눈을 속이고 분양가를 책정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고 있는 부분을 적발한 사례로 그동안 건설사들이 관행적으로 해 왔던 부분이라고 주장하고는 있지만 분양가를 산정하는 방식이 정도를 벗어난 것으로 이 같은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며 “분양가 심의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요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D 사 관계자는 “지적 후 주거부분은 확정된 금액으로 개선하고 주차장 부지를 넓혀 사업비를 맞추는 형태로 설계변경을 진행해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통과하고 올 5월에 분양 완료된 내용”이라며 “현재까지 국토부나 LH 등 명확한 규정이나 판단 기준이 없었던 사항인 만큼 LH에서 기준을 가지고 토지를 매각해야 한다. 건설사나 관련기관의 책임소지 묻는 등의 크게 문제시 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다만, 공공택지 부분에서 분양 심의 시 오해가 발생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사례를 통해 향후 입주 후에도 분양가 개선 과정에 따른 분양시세 차익 등에 대한 입주자들 간의 입장차와 해당 건설사에 대한 집단 소송이 제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이 같은 사례가 전국적으로 만연해 있을 것으로 보고 지자체는 물론 정부와 관계기관의 분양가심의 등의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