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서 ‘드라마 찍던’ 추억 아른아른
▲ 술 때문에 생긴 낯뜨거운 상황을 연기인 척하며 넘긴 최진실. | ||
어느덧 데뷔 20년을 맞은 배우 최진실. 그는 연예계에서도 유명한 애주가다. 언제나 분위기를 리드하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는데 새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동료 배우들과의 어색함을 해소하기 위해 앞장 서 술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애주가 최진실이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포복절도 에피소드 하나. 결혼 전 그가 어느 드라마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전체 회식을 가졌을 당시의 일이다. 역시나 최진실의 리드에 맞춰 회식 분위기는 무르익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큰하게 취했다. 기분이 좋아진 최진실은 자신의 친구들까지 불렀고 몇 시간이 지났을까 회식 자리에는 최진실과 그의 친구들만이 남았다. 그들과 해가 뜰 때까지 부어라 마셔라 음주가무를 즐겼는데 어느 순간 필름이 끊기고 말았다. 최진실이 아픈 머리를 쥐어 잡고 겨우겨우 눈을 떴는데 아뿔싸! 그곳은 차들이 쌩쌩 다니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길거리 한복판이었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고 행인들이 전봇대 옆에 초췌한 모습으로 쓰러져있는 최진실을 보고 있었다. 창피한 마음에 도저히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던 최진실은 순간 기지를 발휘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어나 맞은편 길거리를 향해 “감독님 이제 됐죠?”라고 외친 것. 당대 최고의 여배우였던 최진실다운 위기 모면 상황이었다.
가요계의 황제 이승철 역시 애주가임을 자처하는 스타일이다. 오랜 연예계 경력답게 주위의 많은 지인들과 술자리를 자주 갖는데 주종도 가리질 않는다. 또한 술자리에서 좀처럼 실수를 범하지 않는 황제스타일로 유명하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 법. 이승철에게도 지우고만 싶은 술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이 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로 무르익었고 역시나 시간은 하염없이 새벽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문제는 이승철이 다음날 아침에 녹화 일정이 잡혀 있었다는 것. 그러나 노래를 부르는 무대가 아닌 토크쇼라 큰 부담 없이 술자리를 즐겼고 다음 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녹화장으로 향했다. 토크쇼는 다양한 코너를 준비해놨는데 애주가 이승철을 분석하는 코너도 있었다. 차트를 하나씩 떼어가며 그가 좋아하는 안주를 소개하는 시간!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 이승철 | ||
애주가로 유명한 남녀 대표 연예인으로 신동엽과 이효리를 빼놓으면 무척 서운할 것이다. <해피투게더-쟁반노래방> 특집 방송 녹화현장에서 필자가 이들을 인터뷰를 했을 당시의 일이다. 혹시 술 때문에 벌어진 에피소드가 없었느냐고 물었더니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효리가 “언제나 동엽 오빠의 술 냄새로 녹화를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신동엽의 숙취 때문에 녹화가 중단된 일도 있었다고. 그런데 무척 짜증스러웠을 법한 이 상황이 이효리에겐 너무나 고마운 시간이었단다. 사실 이효리 역시 숙취 때문에 녹화를 계속하기가 무척 힘겨웠기 때문. 두 애주가 스타가 낳은 최고의 해프닝이 아닐까 싶다.
스타에게 있어 술은 친구와도 같은 존재다. 그렇지만 연예인들에게 술이 더욱 친한 존재로 남기 위해선 지나친 음주를 피하는 절제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