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두식 교수
소년은 어릴 적 크게 다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의사였던 친구의 아버지가 소년을 치료해 주셨습니다. 그 후 소년은 의사를 꿈꾸게 됐습니다. 아픈 사람을 낫게 해주는 의사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었으니까요.
소년은 의대에 진학했고 의사가 됐습니다. ‘명의’ 보다 ‘좋은 의사’가 되고자 하는 고신대 복음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두식 교수입니다. 저 김두식 교수는 통증치료의 전문가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VDT증후군 치료의 전문가입니다.
VDT증후군은 PC와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증상입니다. 허리(요통)와 목 뒤(경부통)에 심각한 통증을 호소하는 증상입니다. MRI(자기공명촬영장치)를 찍어도 정상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환자는 통증을 호소합니다.
예전에는 꾀병으로 분류할 정도로, 도통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꾀병으로 분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인체의 기능장애로 하나의 질병으로 보게 됐으니까요.
김 교수는 신경치료를 행합니다. 주사치료로 신경을 부분 마취해 그 기능을 다시 되돌려서 통증을 없애는 치료 방법입니다. 49세 여성이 얼굴안면 통증 때문에 김 교수를 찾아왔습니다. 교감신경 치료 한 번 만에 그녀의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아주 성공적인 사례였습니다.
VDT증후군 환자가 너무 두통이 심하다고 찾아왔습니다. 혹시 종양이 있는 것은 아닌가? 온갖 검사를 다 했어도 특별한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두통은 계속됐습니다. 목에서 기인한 두통이었습니다. 교감신경치료를 진행했습니다. 두통이 사라졌습니다.
두통으로 입원해 있던 50대 남성이 외래로 왔습니다. 환자가 굉장히 분노해 있는 것을 한눈에 알 정도로, 굉장히 화가 나있던 환자였습니다. 1번 치료하고 환자의 분노가 사라졌습니다. 그 후 2번 치료를 더 한 후, 그 환자는 통증에서 해방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매번 최상의 사례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복합부위통증, 섬유근육통(온몸이 다 아픈 증상)을 앓고 있던 55세 여성이 환자로 왔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를 최대로 먹고 있는데도 통증이 안 잡히는 상태였습니다. 통증치료 후 상태가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환자는 갑자기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이 찾아올 때가 있습니다. 이 환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응급실로 실려 왔습니다. 치료하고 좋아지고, 갑자기 안 좋아져 응급실로 살려오고. 상황은 반복됐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상태가 좋아서 보호자의 얼굴이 밝은 게 그나마 보람입니다. 마취통증의학과란 명칭이 10여 년이 다 돼가지만 김 교수는 아직도 가장 아쉬운 게 통증에 대한 인식부족입니다.
통증에 대한 환자의 인식 부족은 심각합니다. 그는 만약 1백 명이 통증을 호소하더라도 그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채 1명이 안될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통증을 그냥 증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통증을 느낄 때는 참지 말고 통증을 호소해야 하고,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통증을 증상이라 보지 않고 질병으로 보고 있으니까요. 또 통증이 질병이기에 통증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요.
통증에 대한 인식부족은 같은 의료진에게도 존재합니다. 의료진이 통증환자를 마취통증의학과로 보내줘야 하는데 그런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통증이 중요한 것은 삶의 질과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늦어지면 장애가 고착화되고 도와줄 수 없게 됩니다. 다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고민하고 적절한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의 환자들은 대부분 노년층입니다. 주로 허리 아픈 환자들이 많아서입니다. 그는 항상 자신에게 반문하곤 합니다. ‘환자가 내 친구라면 어떻게 할까?’라고요. “통증 환자를 사랑하고, 또 통증 환자들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 것 보니 마취통증의학과가 저랑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가 통증치료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통증환자들은 대부분 치료즉시 바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 입니다. 죽을 듯이 아파서 온갖 인상을 다 찡그리고 있던 환자들이 통증치료를 받고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는 그 순간…. 의사라면 다 꿈꾸고 있을 그런 순간을 매번 볼 수 있으니까요.
고신대복음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두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