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연한 친환경 녹조제거제는 과산화수소를 희석한 후 녹조발생지역에 뿌리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녹조를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친환경녹조제거제 연구를 진행해 온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환경생태팀 정주용 박사는 “네덜란드나 호주 등에서 과산화수소를 물에 희석해 농업용수나 위락시설 용수의 녹조제거제로 사용한다는 외국 사례를 보고 국내 도입 여부를 연구해 왔다”며 “아직 상수원에서 사용한 사례가 없어 이 부분은 장기적인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나 물 전문가, 환경보호 전문가들과 토론을 거쳐 상수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박사에 따르면 과산화수소는 물과 섞일 경우 화학반응을 통해 산소방울을 생성하게 되는데 이 산소방울이 녹조의 엽록소를 파괴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조류에는 녹조류와 규조류, 남조류, 와편모조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남조류가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물에 녹색띠를 형성하는 것을 녹조라고 불린다. 과산화수소는 이 남조류의 엽록소를 파괴해, 사멸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과산화수소는 물과 섞인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물과 산소로 분해돼 잔류물질이 남지 않아 환경적으로도 무해하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013년 녹조가 발생했던 기흥저수지 저수지 물을 대상으로 실험실 실험에 성공한 후 2014년 용인 아시아나 골프장 연못에서 실증실험을 했다. 연구원은 1만 톤 정도 되는 연못물의 과산화수소 농도가 2ppm이 될 수 있도록 스프링클러를 통해 확산시켰다. 그 결과 연못에 발생한 녹조의 95%가 이틀 만에 사라지는 효과를 얻었다. 또한 저 농도(2 mg/L 이하)로 과산화수소를 이용할 경우 수생태계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음을 물벼룩 독성실험 등을 통해 확인했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알루미늄 성분이 다량 함유된 황토나, 응집제를 살포해 녹조를 없애왔지만 이 방법들은 수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응집된 부산물이 수중에 계속 존재해 유해한 영향을 주는 본질적문제가 있다”라며 “과산화수소는 남조류의 엽록소를 파괴하고 사용 후 수 시간이 지나면 제거제가 모두 자연 소멸되는 방식으로 다른 방법에 비해 수중생물 피해가 적은 친환경적인 처리제이며, 비용도 절약할 수 있어 앞으로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친환경 녹조제거제 시연회에는 이기우 도 사회통합부지사를 비롯, 김진경 임병택 최재백 경기도의원, 최계동 시흥시 부시장, 장성원 한국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장 등이 참석했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