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진행과정에서 조합장 당선, 후보검증시스템 도마에..
이천 농업협동조합
[일요신문] 최근 지방세 체납과 건강보험료 미납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덕성 논란에 휩싸였던 이천농업협동조합(이하. 이천농협) L조합장이 이번에는 대출금 연체와 관련해 경매를 당하고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경매를 진행 중인 금융기관이 이천농협으로 밝혀지면서 대출 건전성을 책임지고 있는 금융기관의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지적과 함께 농협 조합장 선거 후보 검증 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나온다.
경매는 지난 해 9월에 시작됐고 조합장 선거는 올해 3월에 치러졌지만 이 같은 사실은 걸러지지 않았다.
31일 농협관계자에 따르면 이천농협은 채무자 A씨, 담보제공자 L조합장을 상대로 한 대출거래에서 지난 2006년, 2010년 2회에 걸쳐 총 10억 8550만원(채권최고액)을 여주시 홍문동 소재 L조합장의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하고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이천농협은 지난해 9월께 대출금 상환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청구금액 총 10억 6800여만원으로 담보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진행했다. 경매는 올해 4월, 5월 2회에 걸쳐 진행됐으나 두 차례 모두 유찰됐고, 3회차인 7월 이천농협에 의해 중지됐다.
경매 과정에서 L조합장 소유의 부동산은 매수자가 나섰고, 이천농협은 대출금 일부를 상환 받고 경매절차를 중지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경매 진행 중인 물건에 매수 의향자가 생겼다고 경매절차를 변경해 주는 것은 일반적인 관례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이천농협 대출담당자는 “대출 및 경매 과정에 특혜는 없다. 경매취하가 아닌 연기로 매매가 성립 안 될 경우 다시 경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합원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반응이다.
조합원 B씨는 “조합장이 연체를 하면서 조합원들에게는 어떻게 대출금을 상환하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투명하고 공정한 농협으로 거듭나길 촉구한다”며 언성을 높였다.
농협 조합장 선거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진단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된다.
조합원 C씨는 “지난 조합장 선거에서 이런 사실들이 잠깐 이슈화 됐던 것 같다”며 “무슨 이유에서인지 유야무야 넘어갔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조합장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조합장은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본인의 부덕으로 부동산 매매 과정에서 상호 협의 부족으로 벌어진 일이다. 농협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빠른 시일내에 해결 하겠다 “고 밝혔다.
유인선기자 ilyo22@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