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에스엑스컴퍼니 세우고 임원급 채용 중…SK네트웍스와 사업영역 비슷해 눈길

에이에스엑스컴퍼니가 현재 공개한 사업은 AI를 활용한 교육과 상담 서비스다. 첫 서비스 ‘인스콜러리’는 혁신 연구와 경영 사례를 다루는 온라인 강의다. 회사는 최성환 사장이 강의 과정 설계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실시간 영상으로 국내 상담가와 해외 이용자를 연결하는 ‘플립톡’도 운영한다. 언어 장벽을 낮추기 위해 AI 통·번역 기능을 적용했다. 또 다른 서비스 ‘메티스’는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제시했다.
회사가 낸 다른 채용 공고에는 에이에스엑스컴퍼니를 AI 교육·상담 기업으로 소개하고 웹·모바일 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법인 설립 초기부터 국내 서비스 운영에 한정하지 않고 콘텐츠와 플랫폼을 함께 구축하는 사업 모델을 택한 것이다. 최성환 사장이 단순 재무투자자가 아니라 교육 콘텐츠 기획에 이름을 올린 점도 경영 참여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대표를 맡은 이재석 씨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뒤 게임 개발자로 일했고, 글로벌 공연 플랫폼 마이뮤직테이스트를 창업한 이력이 있다. 이재석 대표와 SK네트웍스의 접점은 앞서 만들어졌다. SK네트웍스는 2020년 8월 마이뮤직테이스트에 단순투자 목적으로 20억 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말 보유 지분은 4%다.
사업 범위가 현재 수준에 머물지는 지켜봐야 한다. 에이에스엑스컴퍼니는 8월 25일 사업개발 총괄(CSO) 채용을 시작했다. 공고에 적힌 업무는 M&A·전략적 지분투자 후보 발굴, 기업가치 산정, 실사, 계약 체결, 인수 후 통합(PMI)까지 거래 전 과정에 걸쳐 있다. 사업별 손익과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재무모형 설계, 국내외 제휴와 투자유치, 신규 서비스 시장 진입, 영업조직 구축도 CSO가 맡도록 했다. 경력 10~19년의 정규직 임원을 찾는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공개된 직무만 놓고 보면 단일 서비스를 운영할 책임자보다 투자와 포트폴리오를 함께 관리할 인력을 찾는 데 가깝다. 자체 개발한 서비스를 늘리는 방식뿐 아니라 외부 기업을 사들이거나 지분을 확보해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자본을 유치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안도 열어뒀다. 첫 거래의 대상 업종과 규모가 에이에스엑스컴퍼니의 성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최성환 사장의 개인회사 설립을 두고 독립 여부와 연관된 해석도 나온다. 최 사장은 고 최종건 SK 창업주의 손자이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관계다. SKC와 SK(주)를 거쳐 2019년 SK네트웍스에 합류했고, 2022년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현재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과 데이터 기업 엔코아 사업총괄을 겸하고 있다.
SK네트웍스에 대한 개인 지배력은 크지 않다. 최성환 사장은 8월 25일부터 9월 1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SK네트웍스 주식 66만 9965주를 장내 매도했다. 보유 주식은 70만 주에서 3만 35주로 줄었고 지분율은 발행주식 기준 0.32%에서 0.01%로 낮아졌다. 지난 5월 공시의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으로는 0.35%였지만 이번 매각으로 사실상 대부분을 처분했다. 매각액은 약 45억 원으로 추산된다.
보유 지분 축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사장은 2024년 초 748만 1744주, 지분 3.17%를 갖고 있었지만 같은 해 678만 1744주를 장내·시간외 매도를 통해 처분했다.
최성환 사장은 SK네트웍스 최대주주인 SK(주) 주식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2018년 최태원 회장에게 증여받은 SK(주) 주식 48만 주를 포함해 보유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했고, 2024년 4월 남아 있던 9만 6304주까지 모두 처분했다.
반면 에이에스엑스컴퍼니는 최성환 사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해 의사결정과 자본 배치를 직접 통제할 수 있다. 향후 M&A나 전략투자를 통해 성장이 이뤄지면 최 사장의 독립 기반이 될 수 있다.

SK네트웍스 안에는 이미 투자 실행 조직도 갖춰져 있다. 회사는 미국 투자법인 SK네트웍스아메리카스를 100% 자회사로 두고 실리콘밸리 AI 기업과 관련 펀드에 투자해왔다. 산하에는 피닉스랩과 벤처투자 법인·펀드가 있다. 에이에스엑스컴퍼니가 AI 분야 M&A에 나서면 사업 영역뿐 아니라 투자 기능에서도 SK네트웍스와 맞닿을 수 있다. 어느 쪽이 투자 기회를 발굴하고 보유할지에 따라 두 회사의 관계가 협업 또는 경쟁으로 달라질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투자한 대표적인 국내 AI 기업은 업스테이지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와 문서 AI 솔루션을 개발한다. SK네트웍스는 2024년 25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콜옵션 행사와 후속 투자에 97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지분 11.7%를 확보했다.
SK네트웍스를 중심으로 승계하려면 결국 최 사장의 경영능력 입증이 필수다. SK네트웍스가 8월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1조 4445억 원, 영업이익 248억 원이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4.7%, 42.4% 줄었다. 반면 세전이익은 업스테이지와 피닉스랩의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 등에 힘입어 371억 원을 기록했다. AI 투자가 기업가치에 기여했지만 영업이익 감소를 뒤집지는 못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최 사장이 SK네트웍스를 기반으로 독립 경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설립한 개인회사도 최 사장의 독립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최 사장이 개인회사를 설립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