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4’ 독과점… 이제 새 얼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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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석(왼쪽), 유세윤 | ||
2007년 최고의 MC는 유재석의 몫이었다. 유재석은 총점에서 1283점을 받으며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는데 2위 김제동(484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다시 말해 경쟁 MC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독보적인 위치에서 절정기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다. 총 10개 항목 가운데 ‘발전 가능성’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항목에서 모두 1위에 오른 유재석은 모든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무결점 MC’임을 입증시켰다.
2007년 한 해 동안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보인 MC가 누구인지를 묻는 항목에서도 단연 유재석이 1위를 차지했다. 전체 답변자 가운데 36명의 지지를 받은 유재석이 당당히 1위에 이름을 올린 것. 2008년 가장 기대되는 MC 역시 10명의 지지를 받은 유재석이 선정됐다. 박명수(9표)가 아슬아슬하게 2위를 차지하며 유재석의 뒤를 이었고 3위는 노홍철(4표)이 선정돼 2008년에도 <무한도전>의 전성기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MC’ 2위 자리를 두고는 경쟁이 심했다. 유재석과 함께 2007년을 최고의 한 해로 보낸 강호동이 대부분의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올리며 총점 474점을 기록했지만 ‘순발력’ ‘재치(입담)’ ‘호감도’ 등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김제동에게 10점 차로 밀려 3위를 차지했다. 김용만(289점)이 4위에 오르며 명불허전임을 과시했고 <무한도전>을 통해 호통개그로 급부상한 박명수(271점)가 5위에 랭크됐다.
여자 MC를 대표하는 정선희(238점)가 6위를 기록했는데 정선희는 방송 진행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수에서 방송인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컨츄리 꼬꼬 멤버들도 2007년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우선 탁재훈(230점)이 7위를 차지했고 신정환(213점)도 11위에 올랐는데 두 사람 모두 ‘재치(입담)’와 ‘순발력’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캐릭터 완성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노홍철(220점)이 8위에 랭크돼 10위권에 포함된 <무한도전> 멤버가 세 명이나 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예계 마당발 박경림(220점)이 노홍철과 동점을 기록해 공동 8위에 올랐고 10위에는 1세대 MC 이경규(216점)가 이름을 올렸다.
‘인기도’ 항목에서 눈길을 끄는 이들은 박명수와 신정환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으나 박명수가 김제동을 4위로 밀어내고 3위에 오른 것. 신정환 역시 당당히 5위에 올라 ‘도박 파문’을 딛고 2007년을 자신의 해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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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과 김제동 | ||
자신만의 분명한 캐릭터를 갖는 것도 MC로서 중요한 자질에 속한다. ‘착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완성해 정상을 차지한 유재석이 1위에 올랐고 ‘돌아이’ 캐릭터의 노홍철이 2위, ‘악마’ 캐릭터의 박명수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무한도전>을 통해 완성된 캐릭터인데 <무한도전>이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 역시 멤버들의 차별화된 캐릭터의 힘에 기인한다. ‘막말 방송’의 선두주자 김구라와 ‘무릎팍 도사’ 강호동이 4, 5위를 기록했다.
‘호감도’ 항목에서도 ‘메인급 MC 빅4’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악마’ 이미지에다 ‘호통개그’를 장착한 박명수가 4위에 오른 것이 눈길을 끈다. 귀여운 ‘호통’이 오히려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된 것. ‘성실도’ 영역 역시 ‘메인급 MC 빅4’가 순위권에 올랐고 이윤석이 5위에 랭크됐다.
MC로 성공하기 위해선 제작진과의 친분도 중요하다. 설문조사 문항 가운데 MC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개인 능력과 자질’(32표)에 이어 ‘제작진과의 친분’(6표)이 2위에 올랐을 정도다.
제작진과의 친화도 부분에서 유재석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한 방송작가는 “어느 예능 프로그램이건 개편을 앞두고 가장 먼저 섭외 후보로 이름이 등장하는 이가 유재석”이라며 “방송에서 보이는 이미지처럼 상대방을 편안하게 배려해주는 편이라 제작진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얘기한다. 이경규는 2위에 랭크됐고 3위에 오른 김제동은 특히 작가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는데 친한 작가들에게는 책 선물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점점 게스트 섭외가 쉽지 않아지면서 MC가 직접 게스트를 섭외하는 경우가 늘어나 동료 연예인과의 친분도 MC가 갖춰야 할 덕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동료 연예인과의 친분’에선 ‘유라인’의 유재석(1위), ‘규라인’의 이경규(4위), ‘강라인’의 강호동(3위) 등이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연예계 마당발로 유명한 박경림과 김제동 역시 2위와 5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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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명수와 노홍철 | ||
가장 저평가된 MC를 묻는 항목에서는 서경석(6표)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총점 순위에서 6위에 오른 정선희(5표)가 2위에 이름을 낸 것도 눈길을 끈다.
현재 배우나 가수 등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연예인 가운데 MC로 변신하면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는 누구일까. 이 항목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이 가수 성시경이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맹활약을 펼치며 검증을 거친 게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개그맨 못지않은 끼를 소유한 영화배우 김수로, 할리우드 진출에 성공한 김윤진 등도 MC로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거론됐다.
그렇다면 더블 MC로 내세웠을 때 가장 효과적인 조합은 누구와 누구일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조합은 ‘유재석과 박명수’(9표)였다. ‘유재석과 강호동’(4표), ‘유재석과 정선희’(3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설문조사를 위해 MC로 구분되는 연예인을 추려보니 대략 30여 명의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방송계의 현실은 총점에서 1~4위를 기록한 ‘메인급 MC 빅4’를 중심으로 한 일부 인기 MC들이 주요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다. 캐스팅 역시 이들을 중심으로 한 라인 계보를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일부 인기 MC들의 방송 독과점 형태가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서 과반수 이상의 연예부 기자들이 ‘다소 식상하지만 이들만 한 인재가 없다’(21표)고 답했고 ‘MC계를 이을 새 인재로 교체돼야 한다’(15표)는 의견도 많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