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교~서창교 강변 길 4㎞. 예전엔 길섶에 그저 이름 모를 잡풀들로 무성했던 그 길이 아름다운 코스모스길로 변했다. <광주시 제공>
[일요신문] 영산강변 코스모스가 살살하다. 꽃말이 순결·순정이라 했던가. 그래서인지 가녀린 몸 바람에 맡긴 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에서 묘하게도 아름다움과 연민의 정이 함께 느껴진다.
‘한들한들’이건 ‘하늘하늘’이건 표현이 무슨 대수랴. 어떤 수사를 써도 이 계절이 딱 들어맞는 코스모스. 그 화려한 군무를 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행운이다.
극락교~서창교 강변 길. 예전엔 길섶에 그저 이름 모를 잡풀들로 무성했던 그 길이 아름다운 코스모스길로 변했다.
강변길의 호젓한 정취는 물론이고, 영산강 주변의 억새들, 여기에 코스모스까지 더해졌으니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는 건 당연지사일터.
와! 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입 딱 벌어지게 아름다운 풍경은 달리는 자동차의 속도마저 늦춘다. 잠시 경쟁을 내려놓고,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비운 채 자연에 젖어든다.
이 아름다운 코스모스길은 올해가 고운 자태를 뽐내는 첫 해다. 영산강 억새에 매료돼 이 곳을 즐겨찿던 윤장현 광주시장이 강변길 양쪽에 코스모스를 식재해 억새와 노을과 함께 관광자원으로 개발해보자는 제안에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 6월 극락교~서창교간 4km, 왕복 8km 구간에 코스모스 씨앗을 파종하고 관리해 9월 만개에 이른 것이다.
영산강변 코스모스길은 지금이 절정이다. 백로를 지나고 아침 저녁 제법 서늘한 바람이 파고들 즈음 주변의 풍경은 가을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완연한 가을색으로 차려입은 영산강변 코스모스길을 따라 그 무덥던 지난 여름날을 뒤로 하고 가을의 문턱을 넘는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