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된 ‘수질검증’ 단체 또!
해수담수화시설은 본보 제1197호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부산지역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해당 시설이 모두 완공됐음에 불구, 수돗물을 공급받게 될 기장지역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로 인해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상수도본부는 최근 ‘기장해양정수센터 수질검증 연합위원회(위원회)’라는 단체를 발족시켰다.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이 단체에는 기장군 어촌계와 시장번영회 소속 주민을 비롯, 전 기장군의회 부의장과 수질전문가 등 43명이 참가하고 있다. 이 위원회는 이름 그대로 해수담수화시설에서 생산된 수돗물에 대한 수질 검증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10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수질검증을 실시했으며 정기회 2회와 임시회 5회를 가졌다.
문제는 이 위원회가 상수도본부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급조된 단체라는 데 있다. 상수도본부는 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회의를 갖거나 수질검증에 참여할 때마다 참가자 개인 별로 6만~7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지불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지급된 금액만도 1160여만 원에 이른다.
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는 구성원 면면도 논란거리다. 상수도본부는 기장 지역 어촌계가 대거 참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취재 결과 기장 지역 13개의 어촌계 가운데 고작 4개의 어촌계에서만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상수도본부가 말하고 있는 시장번영회도 대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지 번영회 소속 상인들이 각기 개인 자격으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상수도본부는 이 위원회에 앞서 ‘수질검증협의회(협의회)’를 구성했었다. 협의회는 소속 위원들과의 마찰과 위원장의 중도 사퇴 등으로 제대로 활동도 시작하기 전에 ‘유야무야’ 돼버렸다. 협의회에 참가했던 한 인사는 “상수도본부가 협의회를 자신들이 의도하는 대로 이끌려고 하자 일부 회원들이 극렬하게 반발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인사는 “상수도본부가 협의회 구성이 자신들의 입맛대로 안 되자 또 다른 단체인 위원회를 구성해 어떻게든 해수담수화시설을 가동하려 한다”면서 “특히 상수도본부의 명분 쌓기에 불과한 위원회의 활동에 시민들의 혈세까지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산발전연구원 김동기 사무국장은 “막대한 돈이 투입된 해수담수화시설을 가동치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지만, 여기에 투입된 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건강 및 주민과 행정기관 간의 신뢰”라고 말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