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알찍> 제공
연령별로 찬반 입장이 엇갈렸는데, 40대 이하에서는 ‘반대’가 더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찬성’이 더 높았다. 지역별로는 대부분 ‘반대’ 의견이 높았으나, TK에서만 ‘찬성’이 근소하게 앞섰다. 차기대선 ‘여권 지지층’에서는 ‘찬성’(71.9%)이, ‘야권 지지층’에서는 ‘반대’(81.9%)가 각각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며 극명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차기대선 ‘판단유보층’(‘잘 모르겠다’ 응답층)에서는 ‘반대’(50.4%)가 ‘찬성’(24.8%)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지난 한 주간 가장 못마땅했던 이슈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30.4%)이 1위로 꼽혔으며, ‘한국형 전투기사업 부실 의혹’(18.2%)이 2위, ‘고영주 이사장의 “공산주의자” 발언’과 ‘여당 공천과정 청와대 개입 논란’이 각각 16.3%로 3위를 차지했다.
조사를 기획한 정봉주 전 의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한 국민여론이 바뀌고 있다.”며 “초기에는 찬반 여론이 팽팽했으나, 논란을 겪으면서 ‘반대’쪽으로 점차 기울고 있는데 중립성향인 유권자층에서 ‘반대’ 의견이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풀이했다. 또한 “이념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고 여야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정치적 입장 유보층에서 ‘반대’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에 현정권에게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면서 “국정화 반대 국민 정서가 노동법 개악 투쟁 흐름과 만날 경우 레임덕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표를 가리켜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64.3%)는 응답이 ‘동의한다’ (21.1%)는 응답보다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성/연령/지역별 모든 계층에서 ‘동의하지 않는다’가 더 높았으며, 40대 이하, 충청권과 호남에서 특히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여/야 지지성향에 따라 의견이 뚜렷하게 갈렸는데, ‘여권 지지층’에서는 ‘동의한다’(49.7%)가 더 높았고, ‘야권 지지층’에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89.6%)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판단유보층’에서는 ‘야권 지지층’과 마찬가지로 ‘동의하지 않는다’(61.7%)는 응답이 더 높았다.
야당이 발의한 고영주 이사장 해임결의안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이 ‘찬성’ (58.8%)하며 ‘이사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대’는 21.8%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는 19.3%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찬성’이 더 높았다. 차기대선 ‘야권 지지층’ 대다수가 ‘찬성’(83.8%)한 가운데, ‘여권 지지층’ 내에서도 27.9%가 ‘찬성’ 입장을 표명했다. ‘판단유보층’에서도 ‘찬성’(46.8%)이 ‘반대’(10.9%)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의 박시영 부대표는 “역대 대통령 중에 국민 호감도가 높은 노무현 대통령과 제1야당의 수장인 문재인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묘사한 고영주 이사장의 발언은 현실과 동떨어진 궤변이고 지나친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방문진 이사장의 삐뚤어진 인식 때문에 MBC의 공정성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여겨 해임결의안에 찬성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우리사회에서는 죄를 저질러도 돈과 권력이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국민 대다수가 ‘그렇다’ (74.7%)고 응답해, 법 적용이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렇지 않다(공정하다)’는 응답은 19.3%에 불과했으며, ‘잘 모르겠다’는 6.0%로 나타났다. 여/야 지지층 모두 ‘불공정하다’고 응답했으나, ‘여권 지지층’(63.9%)보다 ‘야권 지지층’(84.7%)에서 더 높았다.
‘개인의 힘이 더해져 우리나라 정치를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동참하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는 편인가’라는 정치효능감 관련 질문에 대해 76.0%가 ‘그런 편이다(참여)’라고 응답해,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높은 참여 의식이 확인됐다. 성/연령/지역, 그리고 여야 지지성향과 무관하게 전 계층에서 ‘참여’ 의향이 뚜렷하게 높았다. 반면 ‘그렇지 않은 편이다(비참여)’라는 응답은 16.9%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온라인 미디어 imTV와 여론조사 전문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공동 추진했으며, 2015년 10월 10일~11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방식(무선 70%, 유선 30%)의 자동응답시스템(ARS조사)을 이용하여 실시했다. 응답률은 4.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로 나타났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