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하나마나 준표님이 짱이지!
인기리에 방영 중인 <꽃보다 남자> 설문조사의 첫 질문은 F4의 멤버인 구준표(이민호), 윤지후(김현중), 소이정(김범), 송우빈(김준)에 대한 인기투표였다.
단숨에 국내에서 가장 ‘핫’한 남자가 된 네 명 중 1위는 단연 여주인공의 짝인 구준표 역의 이민호로 총 805표를 얻었다. 10대 학생들은 36.75%, 20대 이상은 무려 46.17%가 이민호를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남자다운 선, 큰 키, 귀여운 말투”였다. 특히 여주인공에게 휘둘리며 쩔쩔매는 모습을 비롯해 어법이 틀리는 캐릭터 특유의 엉뚱함이 많은 표로 연결된 것. 또한 자녀를 둔 어머니들도 “자녀와 함께 드라마를 보는데 뭐니뭐니해도 남성미가 느껴지는 구준표가 남편감, 사윗감으로 딱이다”라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2위는 윤지후 역의 김현중일 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소이정 역을 맡은 김범이 551표를 얻었고, 그 뒤를 김현중이 이었다. 사실 10대 응답자들은 김현중에게 더 많은 애정을 보였지만 20대의 막강한 응원을 등에 업은 김범이 최종적으로 2위에 올랐다. 한 포털사이트 인기 투표에서는 김현중이 압도적 지지율로 1위에 오르고, 김범은 4명 중 3위에 그쳤지만 다양한 연령층의 민심을 통한 결과는 정반대였던 것. 김범이 맡은 소이정에 표를 던진 20대 이상 응답자들은 “귀여워서 좋다” “김범이 가장 잘생겼다” “어려서 좋다”는 이유를 나열했다. 실제로 김현중은 만 23세, 김범은 만 20세로 어린 나이의 풋풋함이 누나들에게 크게 어필한 셈이다.
반면 10대 청소년들은 “여린 외모와 시니컬함이 좋다”며 김현중을 선택했는데 일부 청소년들은 김현중이 속한 그룹 SS501 팬이라며 몰표를 던지기도 했다.
4위는 송우빈 역의 김준이다. 167표를 얻었고 10대 청소년과 주부들의 지지율이 높았다. 극중 “요요~왓썹맨”이란 중독성 있는 대사가 10대층의 많은 관심을 얻었으며 많은 주부들이 “F4멤버 중 가장 현실감 있는 사람이다” “가장 귀티 나 보인다” “공부를 제일 잘할 것 같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런가 하면 설문에 참여했던 일본인 여성들은 김현중 김범 김준 순으로 표를 던졌다.
1위는 총 응답자 중 53.24%가 지지한 구준표-금잔디 커플이 차지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커플인데다 매회 사건을 일으키는 귀여운 커플로 그려진 덕에 10대 청소년과 20대 이상의 응답자들로부터 5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2위는 소이정-추가을 커플로 29.4%의 지지를 얻었다. “귀여운 커플”이라는 이유와 함께 “주인공 커플은 뻔한데 비해 이들은 앞으로의 전개가 가장 기대되는 커플”이라며 관심을 받았다.
극 초반 네티즌 사이에서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윤지후-금잔디 커플이 12.21%로 3위에 머물렀다.
4위는 윤지후-민서현 커플로 5.13%의 시민이 응답했는데 응답자의 대부분은 남성 시청자였다. 특히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남성들이 “한채영을 더 보고 싶다” “한채영이 계속 드라마에 나왔으면 좋겠다”며 이 커플을 지지했다.
‘드라마 속에서 가장 황당했던 설정은 무엇인가’란 질문과 관련해선 8개의 사례를 명시했다. 헬기로 등교, 고등학생의 모텔 및 클럽행, 어설픈 CG처리 등의 예시문 중에서 ‘구준표 앞에서 무릎 꿇고 앉아 있는 금잔디의 부모’가 37.64%의 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주부 시청층은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 “내가 만약 그런 상황이라도 무릎은 꿇지 않을 것 같다”고 답했으며 미혼의 시청자들 역시 “아무리 재벌이라도 부모님이 연장자인데 이해가 안가는 상황이다” “우리 부모님이 그랬다면 참을 수 없다”며 가장 황당했던 설정으로 꼽았다.
그 뒤는 드라마 1회에 등장했던 ‘구준표의 헬기 등교’로 29.69%를 얻었다. 응답자 모두가 도보 혹은 대중교통 등으로 등교를 한 경험이 있는 만큼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가”라는 반응이었다. 그 중 한 대학생은 “좁은 한국에서 헬기까지 동원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반문했으며 많은 10대 청소년들 역시 “헬기로 등교하는 장면은 아무리 재벌이지만 실소가 나왔다”고 답했다.
모텔 장면보다 더 많은 응답을 받아 4위에 오른 장면은 바로 ‘한 끼에 5만 원하는 학교 급식’이었다. 다양한 가격대의 외식을 경험했을 20대 이상보다는 10대 청소년들이 표를 던졌는데 “어떻게 매일 5만 원짜리 밥을 먹겠냐” “부모님이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다”는 게 이유였다.
6위는 6.55%를 얻은 ‘사복, 특별교실 등 F4멤버들만의 특권’. 중·고등학생들은 당연히 교복을 입고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7위는 드라마 곳곳의 어설픈 CG처리가 차지했는데 “다른 아시아권 국가들도 이 드라마를 볼 텐데 너무 창피한 수준이다” “어설펐다”는 게 이유였다. ‘드라마를 안 봐서 모르겠다’는 응답자도 1.22%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만약 신화고처럼 귀족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입학, 혹은 자녀를 입학시키겠는가’라는 질문이 주어졌다. 그런데 70여 표의 근소한 차이로 ‘입학하겠다(시키겠다)’는 답변이 더 많았다. 긍정적으로 답한 53.67%의 응답자 중 40.49%는 ‘F4가 있으니까’를 이유로 들었는데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들의 외모에 반한 10대 청소년의 절반이 지지를 보냈다. 반면 20대 이상은 입학하고자 하는 이유로 ‘친구, 배우자 등 좋은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에 많은 표를 던져 2위에 올랐다. 답변자들은 “현실적으로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 “내 아이가 이왕이면 좋은 인맥을 형성해 사회에서 잘나가거나 성공적인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 뒤는 17.86%가 ‘F4에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답했는데 “F4에 기죽을 이유가 없다” “금잔디보다 더 굳건하게 F4를 이길 자신이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마지막 이유는 ‘내신성적이 잘 나올 것 같아서’로 20대 이상은 부유층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인 만큼 아무리 공부를 안 한다 하더라도 기본은 있을 것이란 생각에 적은 표를 던졌지만 10대 청소년 일부는 “드라마에서 공부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으니 좋은 내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장난스런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귀족학교에 입학하지(시키지) 않겠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어떤 이유에서 ‘NO’를 외쳤을까. 무려 69.82%의 응답자가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 것 같다’라고 답했다.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20대 이상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받았는데 “극중 수학여행비가 4000만 원이었던 것처럼 현실적으로도 보통학교보다 교육비용이 높을 것 같다” “부모로서 감당할 수 없다”는 답이 주를 이뤘다.
2위는 예상외로 ‘F4를 능가하는 애인이 있다’가 선정됐다. 사실 진담 반 농담 반의 예시답변이었으나 20대 이상은 10.5%, 10대 청소년의 16.14%가 “내 애인이 최고”라는 이유를 댔다. 그 뒤는 극 초반 스토리를 이끌어갔던 ‘왕따 문제’가 대두됐다. 전 연령층의 시청자들이 “아무리 귀족학교라도 왕따는 싫다”는 이유로 선택했다. 마지막은 ‘수능점수가 안 나올 것 같아서’가 차지했는데 드라마 및 원작 만화에서 등장한 고등학교가 자동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설정이라서 많은 이들이 수능 문제를 배제했기 때문이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