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부터 그의 지퍼는 쉴 틈 없었다”
빌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작은사진). AP/연합뉴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보좌관을 지냈던 공화당 성향의 정치인인 스톤은 지난 9월 책을 출간하기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독자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인 사실들을 알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리고 그의 이런 장담은 빈말이 아니었다.
그의 주장대로 책의 내용은 다분히 충격적이었다. 클린턴 부부가 재단의 기금을 불법으로 운용했다거나 클린턴이 과거 마약 중독 재활원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거나 혹은 딸 첼시가 클린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아니라는 주장도 분명 놀라운 것이긴 했지만 이보다 더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다름 아닌 클린턴의 화려한 여성편력이었다. 심지어 클린턴이 과거 흑인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고 주장한 스톤은 “클린턴은 연쇄 성폭행범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피해 여성 가운데는 미성년 소녀도 있었다. 클린턴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진 미성년 소녀는 영국의 아일린 웰스톤이라는 옥스퍼드 여대생이었으며, 당시 나이는 19세였다. 1969년 로즈 장학금을 받고 옥스퍼드대학에 유학하고 있던 클린턴이 캠퍼스 인근 술집에서 만난 웰스톤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는 스톤은 “이 사건으로 클린턴은 옥스퍼드대에서 퇴학당했다”라고 말했다.
스톤은 “클린턴은 당시 자퇴한 것이 예일법대에 입학 허가서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해왔었다. 하지만 그건 헛소리다. 피해 여학생이 클린턴에게 성폭행 당한 사실을 대학 관계자에게 고발했고, 이로 인해 옥스퍼드대학에서 쫓겨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클린턴은 미 국무부 조사에서 소녀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은 인정했지만 양측의 합의하에 이뤄진 관계였다고 진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는 과거에도 이미 한 차례 언급된 적이 있었다. 전 FBI 요원이었던 개리 올드리치는 자신의 저서 <자유로운 출입>에서 “클린턴은 옥스퍼드대학을 그만두면서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유럽여행을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클린턴의 옥스퍼드대학 성적은 형편없었다. 옥스퍼드 재학 시절 클린턴의 주된 관심사는 공부가 아니라 술, 마약, 그리고 섹스였다”라고 폭로했다.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스톤은 클린턴이 지금까지 열 명이 넘는 여성들을 연쇄적으로 성폭행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 여성들의 이름을 조목조목 나열했다. 그러면서 여성들을 성폭행할 때마다 클린턴이 습관적으로 특이한 행동을 하나 했다고 말했다. 가령 피해 여성들의 입술을 깨물어 멍이 들게 하거나 피가 나게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스톤은 “이는 강간범들이 상대 여성을 제압하려고 할 때 주로 하는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바로 후아니타 브로드릭의 경우가 그랬다. 1978년 클린턴이 아칸소주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브로드릭은 호텔방에서 클린턴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은 반항하는 그녀의 입술을 세게 깨물었으며, 결국 이로 인해 후아니타의 입술은 멍이 들고 찢어져 피까지 나고 말았다. 이에 클린턴은 성폭행을 마친 후 “입술에 얼음찜질을 하는 게 좋겠다”라고 조언하는 여유도 부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를 회상하면서 후아니타는 “너무 무서워서 그를 밀쳐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막무가내였다. 그 순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으며, 사악하고 끔찍한 인간이었다. 그는 내 오른쪽 어깨를 짓누른 채 입술을 물어뜯었다”라고 회상했다.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던 브로드릭은 1998년 <데이트라인 NBC> <월스트리트저널> <워싱턴포스트> 등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로소 모든 사실을 털어 놓았다. 그녀는 “당시 클린턴은 나를 성폭행한 후 ‘혹시 임신할까봐 걱정된다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어릴 때 볼거리를 앓아서 불임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클린턴은 1972년 예일대 로스쿨에 재학하고 있을 때도 같은 학교 여대생을 성폭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22세였던 여대생은 캠퍼스 경찰에게 이 사실을 신고했지만 클린턴을 고소하진 않았다. 하지만 당시 신고를 받았던 경찰은 훗날 정치 전문 전자잡지인 <캐피털 힐 블루>를 통해 “모든 것이 사실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왼쪽부터 후아니타 브로드릭, 엘리자베스 워드, 폴라 존스, 캐슬린 윌리.
1974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 당시 아칸소대 로스쿨 전임 강사로 재직하고 있던 클린턴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대생이 나타났던 것이다. 이 여학생은 클린턴이 교수실 안에 자신을 가두고 강제로 붙잡은 다음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고 주장했다. 지도 교수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클린턴은 오히려 “여학생이 나에게 접근했던 것이다”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여학생은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었으며, 당시 아칸소대에는 피해 여학생들이 몇 명 더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었다.
아칸소 주지사로서 첫 번째 임기를 지냈던 1978년부터 1980년에도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당시 최소 일곱 명의 여성들이 클린턴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할 뻔했거나 혹은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으며, 이에 클린턴을 경호하고 있던 주경찰관들 사이에서는 ‘다음은 또 누구?’라는 농담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경찰관 한 명은 보다 충격적인 주장도 했다. 정치 행사가 열릴 때면 주기적으로 여성들을 클린턴이 묵고 있는 호텔방으로 안내했다는 것이었다.
캐롤린 모펫의 경우가 바로 그랬다. 1979년 아칸소주 리틀록의 법률비서로 일하고 있었던 모펫은 정치 기금 모금행사에서 클린턴을 만난 후 곧바로 호텔방으로 초대를 받았다. 모펫은 “경호원의 안내를 받아 호텔에 도착했다. 방에 들어가자 러닝셔츠 바람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클린턴이 보였다. 클린턴은 자신의 성기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더니 오럴 섹스를 하라고 말했다. 내가 남자친구에게도 해주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거절하자 클린턴은 정신 나간 듯 버럭 화를 내면서 내 머리채를 붙잡고는 무릎 사이로 눌렀다. 나는 그를 밀쳐내고 방에서 도망쳐 나왔다”라고 회상했다.
미인대회 출신의 여성도 클린턴의 사냥감이긴 마찬가지였다. 1981년 미스 아칸소이자 1982년 미스 아메리카 출신인 엘리자베스 워드는 미스 아칸소 대회에서 우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초대를 받아 클린턴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클린턴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
이 사실을 친구들에게만 털어놓았던 그녀는 1990년대 말 ‘지퍼게이트’ 당시 가졌던 언론 인터뷰에서는 말을 바꿨다. 당시 그녀는 한결같이 “동의하에 관계를 가졌다”고 말하면서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입술이 찢어진 것에 대해서는 “그저 성관계 도중에 클린턴이 입술을 깨물어서 생긴 상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친구들은 아직도 그녀가 성폭행을 당했던 게 틀림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비록 공개적으로는 성폭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친구들에게는 여전히 성폭행이 맞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친구들은 그녀가 이렇게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클린턴 측의 협박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아칸소주 정부에서 근무했던 폴라 존스는 처음으로 클린턴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여성이었다. 존스는 당시 주지사였던 클린턴이 먼저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건네면서 접근해왔다고 말하면서 결국 리틀록 호텔방에서 클린턴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클린턴은 바지를 벗고 오럴 섹스를 강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으로 클린턴을 법정에 세웠던 존스는 결국 85만 달러(약 9억 원)의 합의금을 받고 송사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당시 클린턴은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은 끝까지 부인했었다.
1991년 샌드라 앨런 제임스는 당시 대선 후보였던 클린턴이 선거운동차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처음 그를 만났다. 정치 기금 모금 운동가였던 제임스를 호텔방으로 불렀던 클린턴은 그녀를 벽에 밀치고는 치마 안으로 손을 쑤셔 넣으면서 성추행했다. 이에 제임스는 비명을 질렀고,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밖에서 경호를 서고 있던 경호원이 방문을 두드리면서 괜찮은지 물을 지경이었다. 그제야 클린턴은 그녀를 놓아 주었고, 제임스는 재빨리 방을 빠져 나왔다. 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대답은 뻔했다. “일을 계속 하고 싶으면 입을 다물고 있으라”는 것이었다.
성폭행과는 별개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여성들과 불륜을 저질렀다. 클린턴이 재임 시절 ‘지퍼게이트’ 파문을 일으킨 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와 포옹하는 모습. 로이터/뉴시스
1992년 대선 후보 시절 클린턴이 이용했던 개인 전용기의 승무원이었던 크리스티 저커는 비행기 안에서 클린턴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옷을 벗고 달려든 클린턴이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고 오럴 섹스를 강요했던 것이다. 아무도 이 사실을 믿지 않았지만 당시 ABC 방송국이 입수했던 영상에는 이와 비슷한 상황이 담겨 있었다. 이 영상 속에는 비행기 안에서 술이 취해 있던 클린턴이 다른 젊은 여승무원의 다리 사이로 손을 넣고 더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클린턴의 지퍼는 백악관에 들어간 후에도 쉴 틈이 없었다. 클린턴 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자원봉사를 했던 캐슬린 윌리는 백악관 집무실에서 클린턴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임기 첫 해였던 1993년, 클린턴이 강제로 자신을 복도 한 편으로 몰아붙이더니 가슴을 만지작거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녀의 손을 붙잡고 자신의 성기에 가져다댔다고도 말했다.
훗날 클린턴을 성희롱 혐의로 고소했던 그녀는 최근 <하루에 스캔들 하나>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해서 ‘안티 힐러리’운동을 벌이고 있다. 힐러리 당선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그녀는 “클린턴 부부가 다시 4~8년 동안 집권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라면서 “힐러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부패 정치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사이트에서 그녀는 자신뿐만 아니라 클린턴에게 당한 다른 피해 여성들이 용기내서 앞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윌리는 클린턴의 성폭행 사실을 고발하기 위해서 지난 2007년 <타깃>이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 그녀는 이 책을 집필할 당시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제보를 받았다”면서 “모두들 클린턴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전화가 도청되고 있을까봐 떨고 있었으며, 더 나아가 목숨의 위협까지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여성들이 이처럼 공포에 떨고 있었던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의 성폭행 사실을 덮고자 했던 힐러리가 피해 여성들의 입을 막기 위해 온갖 협박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 스톤은 책에서 “클린턴 부부는 힘과 부를 이용해서 조직적으로 피해 여성들을 학대해왔다. 성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정신적으로 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부부가 사립 탐정을 고용해서 여성들을 협박하고, 입막음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여성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 여성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식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스톤은 “힐러리는 사실 여성의 편에 서있지 않다. 클린턴은 여성들을 육체적으로, 힐러리는 정신적으로 학대해왔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힐러리가 남편으로부터 성폭행당한 피해 여성들을 가리켜 ‘매춘부’ ‘창녀’ ‘개 같은 X’이라고 욕을 서슴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클린턴을 탄핵 위기까지 몰고 간 ‘지퍼게이트’가 터지자 이런 협박은 더욱 극에 달했다. 워드는 1998년 한 인터뷰에서 “클린턴은 매우 위험하고 계략적인 사람이다. 아주 조심해야 한다. 내 가족과 친구들을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는가 하면, 윌리는 폴라 존스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며칠 전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났었다고 말했다. 가령 조깅을 하던 중 수상한 남자가 다가와서 협박을 한다거나 집에 도둑이 들어 책 원고를 훔쳐 달아나는 식의 사건이었다.
성폭행과는 별개로 클린턴이 힐러리 몰래 여러 여성들과 불륜을 저질러왔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퍼게이트’로 파문을 일으킨 백악관 인턴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였다. 지난 7월 출간된 <퍼스트 패밀리 디테일>의 저자인 로널드 케슬러는 심지어 “클린턴은 바로 지금도 금발의 글래머 내연녀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케슬러는 “이 여성은 경호원들 사이에서 ‘에너자이저’라는 암호명으로 불리고 있다. 힐러리가 집을 비울 때면 차파쿠아의 집으로 클린턴을 만나러 온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힐러리와 달리 이 금발의 내연녀는 가끔 쿠키를 구워오는 등 경호원들에게 대단히 친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슬러는 또한 “클린턴 부부의 관계는 단순히 ‘비즈니스 파트너’”라면서 “백악관 입성이라는 야망을 실현하기 위한 계약 관계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둘은 결혼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 모든 것이 가짜다. 힐러리에 관한 모든 것이 그렇듯이 말이다. 그저 빅쇼이자 사기일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