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관은 ‘속웃음’ 관객은 ‘절레절레’
실제로 영화를 본 관객들 중 “국정 정책 홍보 영상을 강제로 본 느낌”, “민주주의의 퇴행을 알리는 것 같아 불쾌했다”는 말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런 까닭에 ‘대한늬우스’를 상영하지 않는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실정. 심지어 ‘대한늬우스’를 상영하는 CGV 영화관 불매운동을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대한늬우스’가 나오지 않는 영화관은 광고를 소신 있게 거절한 것이라고 믿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대한늬우스’를 상영하지 않고 있는 메가박스, 씨너스 등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거절’이 아니라 “아예 광고 제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힌다. 메가박스 측은 “4월부터 ‘대한늬우스’ 광고 영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쪽엔 제안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롯데시네마나 CGV가 전국권이라 광고제의가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씨너스 측 역시 “외주업체로부터 광고 제안이 들어왔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다”며 “현재뿐 아니라 차후 계획도 없는 상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본의 아니게 권위주의의 상징을 받아들인 것으로 치부됐던 ‘대한늬우스’ 상영관 측은 어떤 상황일까. 상영관 측은 모두 “광고 첫날은 문의가 많았는데 그 이후 항의하는 고객도 없고 관객 수가 감소하지도 않았다”고 말한다.
특히 “영화관들이 상영 횟수 한편이라도 늘리기 위해 광고를 줄이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억지 춘향식으로 끼워 넣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도 반박하고 나섰다. CGV 홍보팀은 “일방적으로 상영 결정이 난 게 아니라 한국언론재단이 광고주로서 일반 광고와 마찬가지로 제안을 했다”며 “정확한 광고비를 밝힐 순 없지만 일반 광고비와 똑같은 조건으로 광고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소속을 밝히기 꺼려한 한 영화관 관계자 역시 “올해 영화광고가 많이 줄어서 다들 힘들었는데 정당하게 광고비를 받았기 때문에 영화관으로서는 ‘너무나 고마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한늬우스’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바는 없지만 ‘대한늬우스’란 용어는 걸리는 점이 있다고. CGV 측은 “상영 전에는 일반적인 광고라고 알고 있었지만 상영 결정 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대한늬우스’로 보도자료를 냈고 이를 본 대중들이 문의전화를 해 그때서야 어떤 광고인지 확인했다”며 “‘대한늬우스’보다는 ‘4대강 살리기 광고’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측 역시 “과거처럼 정부차원의 광고라면 모든 영화관에서 상영했겠지만 현재 적정 예산을 감안해 일부 영화관에서만 광고를 하고 있다”며 “이런 점이 바로 일반 광고라는 반증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현재 2009 ‘대한늬우스’는 큰 무리 없이 상영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기자가 만난 한 시민은 “일반 광고와 똑같은 광고료를 낸다지만 그것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며 “광고를 할 거라면 ‘4대강 살리기’가 아니라 서민을 살리는 ‘경제정책’ 홍보를 해달라”고 일침을 가했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