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부전역·시장 일대···정여스님 합류로 운동에 가속도
궐기대회 모습.
부산도심철도지하화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 29일 오후 4시 부산진구 부전동 농협하나로마트 앞 부전역전 일대에서 시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궐기대회를 갖고 길거리 서명운동을 펼쳤다.
특히 이날 부산시민사회단체총연합, 부산 YMCA, 재단법인 그린닥터스, 한국여성소비자교육연합 부산지부, 부산시민사회환경연합, 서면도심철도지하화 추진위원회, 피해지역 주민 아파트 연합회, 기독교계 등으로 이뤄진 추진위에 부산광역시종교인연합회 회장인 정여스님(여여선원 선원장)이 전격 합류, 도심철도 지하화운동에 더욱 탄력이 붙게 됐다.
우선 이날 추진위 이종석 의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전선 복선전철 사업(부전∼마산)의 부전∼가야조차장 구간의 지상 구간을 당장 지하화하라고 주장했다.
이 의장은 “도심철도 지하화는 삶의 질의 문제다. 정치인이 무책임하게 이랬다저랬다 말해서 될 게 아니다”라고 말한 뒤 “공사 중단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지하화 총선 공약’은 허언에 불과하다. 부산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도심철도가 지하화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연단에 오른 부산광역시종교인연합회 회장인 정여스님 역시 고속철도의 도심통과를 강력 반대했다.
정여스님 발언 모습.
정여스님은 예전에 경부선 KTX 노포동∼부산역 구간을 고가화해서 도심지를 지상으로 통과하려는 정부 방침을 철회시킨 적이 있다.
당시 정여스님은 범어사 등 불교계를 총동원해 반대투쟁을 펼쳤다. 이 과정에 정여스님 등은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정여스님은 현재 경전선 복선전철의 서면 도심 지하화 요구를 철도당국이 천문학적인 비용 증가를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는 데 대해, 지난 경부선 KTX 부산 도심 지상통과 때도 정부당국이 똑같은 주장을 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상기시켰다.
정여스님은 “서울엔 벌써부터 모든 도심철도를 지하화하고 있는데, 제2의 도시인 부산에서는 여전히 지상으로 통행하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반드시 지하화를 이룰 수 있다”고 단결을 촉구했다.
정근 상임위원장(정근안과병원 병원장) 등 추진위 집행간부들은 이날 궐기대회 직후 인근 부전역과 부전시장 등을 찾아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면 도심철도 지하화’ 지지서명을 받았다.
시민들은 “대한민국 제2도시인 부산의 최대 도심지역인 서면에서 고속철이 지상으로 다닌다는 건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는 범시민추진위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또 추진위 이종석 의장과 정근 상임위원장 등 관계자 50여명은 행사 말미에 부전역사를 전격 방문했다.
부전역장을 만나 경전선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의 공사 중단과 지상으로 통과하도록 설계된 현 부전~가야조차장 2.2km 구간을 지하화 하는 것을 포함한 설계변경 절차 이행을 촉구하는 ‘부산시민의 명령장’을 철도청장과 한국철도공사 사장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추진위는 30일 오후 4시 낡은 철로들로 둘러싸여 소방차조차 진입할 수 없는 ‘철의 삼각지’로 불리는 부산진구 부암동 서면중학교 일대에서 3차 궐기대회 및 길거리 서명운동을 펼친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