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사위에 아들마저 사망 ‘큰손’ 집안 남자들은 모두…
▲ 지난 94년 구속 수감되는 장영자. 아래 사진은 탤런트 A씨가 장씨의 손자를 홀로 키우다 10년 만에 호적에 올렸다는 본지의 단독보도 기사. | ||
장영자 씨는 내년에 출소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장 씨는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를 접한 뒤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80년대 초 대형 어음사기 사건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큰손’ 장영자 씨는 지난 2000년 구권화폐 사기사건으로 구속돼 2006년 10년 형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그가 한창 법정 공방을 벌이던 2002년 또 하나의 충격적인 소식이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장 씨의 아들 김 아무개 씨가 뺑소니 사건에 휘말려 해외로 도피한 것. 특히 사건 당일 김 씨가 유명 여자 연예인 두 명을 연이어 찾아갔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은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해외로 도피해 대만 이탈리아 중국 등을 전전하던 김 씨는 뜻하지 않은 질병을 얻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지난 2004년 8월 입국해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 씨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희귀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조사가 불가능했다. 저능아 상태에 빠진 채 오락가락한 진술을 반복했기 때문. 김 씨의 병명은 ‘대뇌수축증’이라는 희귀 질병, 결국 기소 전 보석 조치를 받아 김 씨는 석방됐다.
김 씨가 보석 조치로 석방되자 뺑소니 사고 유가족들은 김 씨가 희귀병에 걸렸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라며 중한 처벌을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씨의 희귀병을 두고 한동안 뒷말이 무성했다. 게다가 김 씨가 2006년 6월 결혼하면서 ‘실제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게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측근들은 김 씨가 휠체어에 의존해 지내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불안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었다. 그리고 결국 5년여의 투병 생활 끝에 김 씨는 지난 8월 지병으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죽음에 겉으론 평정
기자는 지난 3일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장 씨의 근황을 확인하기 위해 그가 복역 중인 교도소를 찾았다. 그렇지만 장 씨는 기자의 면회 요청을 거절했다. 과연 요즘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해당 교도소 관계자들을 통해 어렵게 장 씨에 대한 얘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한 교도소 관계자는 “당연히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어머니로서 매우 슬퍼하고 있지만 이상 징후를 보이거나 그렇진 않다”면서 “속마음까지 알 순 없지만 비교적 침착하게 그 소식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장 씨의 근황을 들려줬다.
60대 후반의 나이로 오랜 기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장 씨는 지난 2000년 다시 구속된 뒤 9년여의 복역 기간 동안 많은 일을 겪어야 했다. 2002년 아들 김 씨의 뺑소니 사건 이후 딸 김 아무개 씨는 탤런트 김주승과 이혼했고 곧이어 전 사위 김주승이 사망했다. 또한 두 아이의 아버지인 전 남편도 사망했다. 그리곤 2009년 아들 김 씨의 사망 소식까지 접하게 된 것.
장 씨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고 한다. 고인이 뺑소니 사건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장 씨는 옥중에서 한 일간지에 아들의 무죄를 주장하는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뺑소니 사건 당시 김 씨가 차량을 직접 운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 그렇지만 장 씨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씨는 탄원서에서 “아들은 만취한 채 함께 술을 마신 두 여성 탤런트와 함께 뒷좌석에 있었다”며 뺑소니 사건 당시 직접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 당시 두 여자 연예인이 동행했다는 장 씨 주장의 근거가 희박하다며 김 씨의 단독 범행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김 씨가 사건 직후 두 여자 연예인을 연이어 찾아갔던 것으로 이들은 뺑소니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결과 김 씨의 사망 신고가 아직 접수돼 있지 않았다. 그 이유를 두고 다양한 추측들이 난무한 가운데 사망 원인을 두고 유가족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고 김주승의 전 부인인 장 씨의 큰딸과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상속 문제 때문이라는 설도 있는데 이 과정에서 김 씨와 결혼 후 아들을 낳아 홀로 키우고 있는 탤런트 A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0년대 초반 김 씨와 알게 돼 연인 사이가 된 A는 지난 97년 김 씨의 아들을 출산했지만 아쉽게도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싱글맘’이 돼 아이를 홀로 키운 A는 한동안 김 씨와 연락을 끊고 지내다 고인이 희귀병을 얻어 귀국한 뒤에서야 다시 만났다. 김 씨가 대뇌수축증에 걸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겨운 상황이라는 소식을 접한 A가 김 씨의 병이 더 악화되기 전에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를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김 씨와의 재회를 결심했다는 게 A 측근의 설명이다. 그렇게 김 씨는 10년여 만에 아들 김 아무개 군을 다시 만나게 됐고 아들 김 군은 지난 2006년 김 씨의 호적에 이름을 올렸다(김 씨는 2006년 일반 여성과 결혼했고 이후 이혼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후 김 씨의 아들은 1년에 몇 차례 정도 김 씨 가족 모임에 참석하며 가족의 연을 이어왔다. 최근 김 씨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A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의 상속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요신문>은 지난 2007년 9월 여성 탤런트 A가 낳아 홀로 키운 장 씨의 손자가 10여 년 만에 호적에 올랐다는 사실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일요신문> 800호 참조). 당시 취재 과정에서 만난 A의 측근은 “A는 아이가 장 씨의 손자임이 세간에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조심하고 있다”면서 “유산 상속에 대해서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항간에선 김 씨와 A가 몇 달 전 조용히 결혼한 뒤 혼인신고까지 했다는 설도 있다. 만약 A가 김 씨와 혼인신고를 했다는 설이 사실일 경우 유산 상속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A는 <일요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그런 루머에 신경 쓰지 싶지 않다”고 얘기했다. 이후 김 씨의 사망 소식에 대한 A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통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