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숙이고 한국엔 뻣뻣
미쓰비시 중공업은 조선인 강제 징용을 통해 기반을 쌓았지만 피해자 보상은 외면하고 있다. 사진은 미쓰비시 조선소.
우리나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일본과 한국에서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왔다. 1995년 한국인 원폭 피해자 46명이 일본과 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히로시마 지방법원에 제기한 ‘미쓰비시 히로시마 중공업 소송’ 1심에서는 과거의 미쓰비시 중공업과 현재의 회사는 별개의 회사라는 논리로 원고 패소했다. 2심에서는 원폭 피해 부분만 승소 판결했고, 강제노역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지 않은 바 있다. 이후 1999년 양금덕 할머니 외 근로정신대 피해자 8명이 일본과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역시 2008년 패소했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2012년 5월 한국 피해자의 개인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소송들은 일본 기업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며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한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미쓰비시 중공업, 신일본제철 등의 기업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을 11건 한국 법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원에서 승소가 이어졌지만 배상은 전무하다. 상고까지 이어가며 ‘시간 끌기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 미쓰비시는 올해 미국인 포로,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사과했다. 특히 군함도, 다카시마 등지에서 강제노역한 중국인 3765명에게 사죄와 함께 1인당 1870만 원의 보상금 지급을 약속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과도, 보상도 언급조차 없는 상태다.
서윤심 기자 hear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