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피구, 호나우두, 베컴 | ||
축구를 잘하려면 신체적으로는 주력 점프력 턴능력이 좋아야 하고, 시야도 넓어야한다. 특히, 미세한 움직임 포착이 강한 시각적 능력을 바탕으로한 팀워크가 좋아야한다. 축구란 역시 신체운동으로 하는 경기이니 만큼 우수한 축구선수의 자질 중에 신체조건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주력이 좋으려면 발도 빨라야하지만, 발뒤꿈치가 짧아야 한다. 발뒤꿈치가 짧으면 종아리 근육도 올라붙어 있기 때문에 점프력도 강해지는 이점이 있다. 다리운동의 기민성은 허벅다리가 짧고 종아리가 길어야 좋다. 웬만큼 속도가 붙으려면 체중도 80kg 정도는 나가야된다.
관성을 이기고 턴능력이 좋으려면 상체가 약간 작고 하체가 커야 방향을 바꾸어 돌 때, 원심력을 덜 받게 된다. 여기에 넓은 시야를 가지려면 눈이 작고 눈사이 너비가 커야 유리하다. 눈이 작으면 색깔을 보는데는 비효율적이지만 움직임을 포착하는데는 더 능률적이다. 여기에 오른쪽 뇌가 발달되어 있으면, 공간지각력이 좋아서 위치 선정력까지 좋아진다.
이런 신체조건은 따지고 보면 한국인 체형에 잘 맞는다. 한국인 체질 속에는 1만5천 년간의 빙하기의 시베리아에서 적응한 북방계형 유전자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짧고 굵은 다리에 눈밭을 헤치면서 사냥을 하느라 하체가 발달해 있고, 체온손실을 줄이기 위해 몸이 둥글고 커서 무게 중심이 유럽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아래에 있다.
또 자외선이 많은 설원에서 눈을 보호하느라 작은 눈이 많고, 사냥을 하느라 공간지각과 직관을 담당한 오른쪽 뇌가 발달해 있다. 대신 논리를 담당하는 좌뇌의 활동성이 약하고 종아리가 아래 붙어 있어서 순발력이 떨어지는 점이 우리 축구의 취약점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우뇌적이기 때문에 대신 부족하기 쉬운 좌뇌적인 논리력과 추구력, 조직력은 ‘히씽크(he think)’라는 별명까지 얻은 히딩크 감독의 좌뇌가 보충하고, 종아리가 아래 붙어서 떨어지는 도약력은 남방계형 선수를 기용하여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어째든 한 번 해볼 만한 때가 된 것이다. 멀리 앞을 내다 보고 앞으로 우리의 상대가 될 외국의 축구스타들과 비교해 보는 일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사진=이종현 기자·특별취재단·로이터
◆피구 1972년 11월 4일생
[국적:포르투갈·포지션:MF·소속팀:레알 마드리드·배번:7]
M자형 이마, 긴눈썹, 둥근코, 전형적 남방계형인자로만 구성된 얼굴이다. 남방계형은 왼쪽 뇌가 우세한 경우가 많은데, 턱 방향이 오른쪽으로 향해 있는 점으로 보아 우측저작습관이 있고, 웃을 때 오른쪽 입꼬리가 왼쪽보다 상향한 점 등으로 보아 논리뇌인 왼쪽 뇌가 우세한 전형적인 남방계형이다.
남방계형은 종아리가 위에 붙고 발뒤꿈치가 짧으므로, 지렛대 원리상 힘에는 손실이 있지만 발끝의 속도가 빨라져서 순발력과 도약력이 좋은 체형이 된다. 그가 육상선수 출신인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16세인 87년 유럽청소년대회에서 우승의 주역이었다. 자로 잰 듯 정교한 센터링, 상대 수비수를 스피드로 따돌리는 그의 장기는 남방계형 인자에서 나오는 것이다.
◆호나우두 1976년 9월 22일생
[브라질·FW·인터밀란·9]
두상이 고구마상인 점과 웃을 때 잇몸이 많이 노출되는 점, 귓불이 작은 점, 얇은 피부 등으로 보아, 북방계인자가 강하다. 잇몸이 보이는 까닭은 상악골(위턱뼈)이 길기 때문이다. 큰 상악골은 북방계인의 특징이다.
본시 사람의 외모를 결정하는 유전자가 크게 보아 남방계 북방계 두 종류이므로, 아프리카나 브라질 사람도 두 종류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다. 축구선수로서는 좀 큰 키인 183cm에, 지방이 적어 약간 적은 몸무게 74kg도 북방계 인자의 영향이다. 북방계형은 짐작과는 달리 피하지방이 두텁지 않다. 피하지방이 두터우면 모세혈관이 길어져서 오히려 피부에 동상을 입기 쉽기 때문이다.
정수리가 발달한 고구마 두상이면 정수리에 몸통운동과 감각을 관장하는 뇌세포가 많으므로 몸동작이 유연해진다. 몸통에는 팔다리와 비교도 되지 않는 큰 근육들이 있으므로, 슈팅에 힘이 있다. 93년 60경기 중 58골을 넣어 펠레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꼽힌 것은 이 유연한 몸통을 만든 북방계 인자 때문이다.
◆베컴 1975년 2월 5일생
[잉글랜드·MF·맨체스터 유나이티드·7]
오른쪽 이마가 넓은 점, 왼쪽으로 향한 턱, 약간 눈이 작은 점, 작은 귓불, 얇은 입술 등으로 보아 우뇌형 북방계형이다. 일반인의 경우 영국인은 북방계형으로서 좌뇌형이 많다.
우뇌가 우세한 사람은 직관적이고 감성적이기 때문에 인간적이고 순발력이 강하지만 때로는 자제력이 약하여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있다. 98년 프랑스월드컵 때 퇴장당하는 바람에 아르헨티나와의 승부차기에서 잉글랜드가 패배하는 동기를 제공한 것으로 팬들에게 지탄을 받은 것은 이 북방계형의 오른쪽 뇌 때문이다. 이 사건 후로 대오 각성하여 좌뇌를 쓰는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하여 자기 관리력을 높였다.
우뇌형은 공간지각력이 높고, 또 허벅다리가 굵기 때문에 그의 특기인 정확한 프리킥, 코너킥이 나오고, 굵은 허벅다리인 사람은 허벅다리 안쪽의 내전근의 활동성이 크므로, 오른쪽 사이드를 돌파하여 오른쪽 다리를 안으로 차는 크로스 패스에 탁월한 그만의 개성이 나올 수 있다.
▲ 오언(위 왼쪽), 비에리(오른쪽), 지단(아래 왼쪽), 바티스투타 | ||
[잉글랜드·FW·리버풀·10]
대체로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시각 청각 촉각 등 감각을 이용하는 시간이 많으므로 생각하는 뇌인 전두엽(이마)의 발달이 적고 대신 정수리가 발달한다. 그러나, 오언은 운동선수로서는 극히 예외적으로 이마가 볼록한 형이다.
스트라이커로서는 약간 단신이고 철저한 자기관리, 차분한 경기운영은 이 볼록한 전두엽의 덕택이다. 이마가 볼록한 사람은 대개 남방계형에서 많으며 키가 작고 코도 약간 짧기 때문에 귀여운 인상이 된다.
축구신동이라는 별명은 물론 98년 열아홉 살의 나이로 잉글랜드대표팀에 든 축구실력으로 얻었지만, 이 별명이 잘 어울리게 느껴지는 것은 그의 이런 남방계형 용모 특징 때문이다. 보통 볼록한 이마를 가진 경우는 대개 왼쪽이 도드라져 있으나, 오언은 오른쪽이 도드라져서 큰 형이다. 목이 굵은 것도 남방계형의 특징이다. 이제 축구신동에서 축구황제로 발돋움할 날도 머지 않았다.
◆비에리 1973년 7월 12일생
[이탈리아·FW·인터밀란·21]
이탈리아인들은 유럽인 중에 가장 우뇌가 발달한 민족이다. 영국, 네덜란드 등 북구인은 역시 북방계형이 많고 동양인과는 달리 좌뇌형이 많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라틴어를 모국어로 쓰는 민족들은 남방계형이 많고 우뇌형이다. 건축과 미술을 발달시키고, 군사적으로 강한 로마는 우뇌의 장점을 극대화한 결과다.
우뇌는 공간지각이 발달되어 있으므로 시각적 정보처리가 뛰어나다. 이탈리아 축구를 빗장수비로 부르는 까닭을 여기서 찾으면 이해가 될 것이다. 우뇌형 남방계형답게 강력한 몸싸움과 문전 위치 선정이 뛰어나 골찬스를 득점화하는 확실한 스트라이커이다.
비록 약간 늦은 15세에 축구를 시작했지만, 우뇌적인 이탈리아인으로서 할아버지에 이어 3대째 축구선수의 혈통을 이어 받은 데다, 세 살 때 그 드넓은 호주에 이민가서 넓은 시야정보 처리 능력을 발달시켰고 복싱으로 근거리 시각정보 처리 능력까지 발달시켰기 때문에 그의 탁월성은 감추려야 감춰질 수 없을 것이다.
◆지단 1972년 6월 3일생
[프랑스·MF·레알 마드리드·10]
마르세이유 외곽의 빈민가 출신에서 펠레-마라도나의 계보를 잇는 21세기 축구황제 지단은 부모를 따라 지중해 건너편 알제리에서 무작정 이민와서 불우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동양식 관상법으로 말해서 부모운이 없는지 이마의 상하가 극히 좁다.
두상은 정수리가 낮고 ‘세모돌이’이므로 남방계형으로 보아야한다. 이렇게 세모돌이 두상은 머리 좌우의 두정융기가 돌출하고 대신 정수리가 낮다. 좌우의 두정융기부는 말단부의 운동을 맡는 곳이다. 정교한 손재주가 있는 사람은 이런 두상이다.
말단부의 움직임이 정교하므로 그만의 3~4명을 제쳐내는 현란한 드리블이 나올 수 있다. 100% 가까운 패스 성공률과 슈팅력, 모든 것이 그의 이 정교성에서 나올 수 있는 것들이다. 그를 사커아티스트로 부르는 까닭이 저절로 이해된다. 부상으로 1라운드 1, 2차전에 출전 못해 서른 살, 축구선수로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여 안타까울 뿐이다.
◆바티스투타 1969년 2월 1일생
[아르헨티나·FW·AS로마·9]
라이벌의 어원은 강(river) 양쪽에서 서로 낚시질하는 사람이다. 물고기를 두고 서로 강가에 마주 앉은 이런 처지가 되면 정말 라이벌일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여겨지는 아르헨티나는 서로 지구의 반대편에서 세계축구의 제패를 노리는 라이벌관계다.
아르헨티나의 바티스투타는 좌우로 넓은 이마, 진한 눈썹, 약간 처진 눈, 뚜렷한 입술 윤곽, 짧은 허리에 긴 팔다리 등 남방계 용모이지만 우뇌가 우세한 형이다.
프랑스가 ‘아트사커’라면, 아르헨티나는 더욱 감성적인 ‘사커드림’으로 불린다. 라틴어를 쓰는 민족은 우뇌가 우세해지기 쉽다. 라틴어는 모음에 의존적인 개음절어이기 때문에 모음을 처리하는데 능숙한 우뇌가 활성화되기 쉽기 때문. 이름도 자음이 전혀 없는 바티스투타로 모두 개음절로 돼있다.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두 우뇌의 격돌에 호기심이 일지 않을 수 없다.
▲ 라울(위 왼쪽), 인차기(위 오른쪽), 안정환(아래 왼쪽), 박지성 | ||
[스페인·FW·레알 마드리드·7]
유리한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도 마다않고 94년 당시 최연소인 17세부터 레알 마드리드를 고수하고 있는 라울 곤잘레스. 그래서 스페인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그의 소신파적 행동은 좌뇌적 사고, 즉 신념의 소산이다. 오른쪽 얼굴이 짧고 대신 왼쪽 얼굴이 긴 것은 왼쪽 뇌의 활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곤잘레스는 이마가 잘 발달되어 있다. 정렬적인 스페인 사람답지 않게 사고력과 자기 관리력이 높은 것. 게다가 코끝도 앞으로 나오고 홀쭉한 뺨에 입도 앞으로 나와 있는 형이다. 순간판단에 볼이 오는 길목을 지키는 위치선정, 골 냄새를 맡아내는 동물적인 감각이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평판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인차기 1973년 8월 9일생
[이탈리아·FW·AC밀란·9]
이마가 시원하게 넓고 볼록하며, 턱은 작아서 첼로 연주자 쯤으로 보이는 인차기는 이탈리아 태생이라기보다는 프랑스인으로 보이는 인상이다. 용모가 이러니 스캔들이 따르지 않을 수가 없다. 미녀모델, 탤런트들과의 염문으로 스캔들 메이커-그라운드의 악동으로까지 불리는 것이 오히려 당연하다.
체질형으로 구분하자면 남방계형이다. 세련된 골감각, 파워 넘치는 드리블,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판은 그의 이 큰 이마에서 나온다. 이제는 스포츠도 고도의 지적인 탐색이 있어야 되는 일이지 오기나, 박력이나, 용기로만 되는 일이 아님을 인차기의 얼굴에서 느낄 수 있다.
◆안정환 1976년 1월 27일생
[한국·MF·페루자·19]
177cm 71kg. 한반도의 체질분포를 보면 경기도까지 북방계형이 많고 충청남도를 건너 뛰어 전북지방에 다시 북방계형이 많이 나타난다. 테리우스 안정환은 타고난 미남이라서 남방계인지 북방계형인지 분간하려도 눈이 말을 듣지 않을 지경이지만, 그래도 출생지 경기도 파주가 말해주듯 북방계형이다.
미남은 선입견상 능력면에서 신뢰감이 떨어진다. 체력도 정신력도 떨어질 것 같다. 정반대인 남방계형 감독 히딩크로부터 “믿을맨”으로 인정받기까지는 그래서 시간이 걸렸다.
북방계형이니만큼 작은 눈으로 보는 넓은 활동영역, 튼튼한 다리로 돌파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은 당연한 것,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그의 헝그리정신으로 따낸 대표팀 중 최고의 테크니션이란 칭호로 포르투갈도 격파해주길 바란다.
◆박지성 1981년 2월 25일생
[한국·MF·교토 퍼플상가·21]
북방계형 인자가 많은 용모다. 순 한국인 얼굴이다. 출생지로 수원으로 보아서도 그렇고, 더욱이 작은 눈, 넓은 미간, 흐린 눈썹, 긴 허리, 굵은 다리, 안정환보다 한 수 높은 북방계형이다. 175cm 70kg의 체격도 ‘한국형 축구선수’로서 안성맞춤이다.
무녀독남의 외동아들로 자랐지만, 의타심이 없고 속이 깊어 애늙은이에다가 속에 구렁이 1백 마리가 들어있는 선수다. 침착한 외유내강형, 과묵형 카리스마, 그에게 따라 붙는 모든 찬사가 감성적인 북방계형의 약점을 보완한 끝에 나오는 말들이다. 승승장구하여 대성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